세계적 명품업체인 프라다의 한국법인(프라다 코리아)이 브랜드 이미지가 훼손된다며 연간 40억원가량의 매출을 포기하고 현대백화점 압구정 본점에서 철수해 주목을 받고 있다. 24일 프라다코리아와 업계에 따르면 프라다는 최근 현대백화점 본점측과 입점 기간 만료에 따른 매장 재배치 문제를 논의하면서 현대측이 잡화와 여성의류 매장의 분산 입점안을 제시하자 이 제의를 거부하고 매장을 철수했다. 현대백화점 본점 1층에 있던 프라다 매장은 34평 규모의 여성 토털 매장으로 잡화와 여성의류를 팔아 연 40억원 이상의 매출을 올리던 곳이다. 현대측 제안대로 잡화와 여성의류 매장을 각각 분리해 운영하면 매출에는 아무런 지장이 없을 수도 있었다. 하지만 이는 당장의 매출보다 장기적 관점의 브랜드 이미지 관리를 중시하는 프라다의 브랜드 철학에 정면으로 위배되는 것이었다. 이 문제는 아·태지역본부를 거쳐 이탈리아에 있는 프라다 본사에까지 보고됐고 브랜드 이미지를 택하는 것으로 결론이 났다. 지오바니 디살보 프라다 아·태지역본부 사장은 이와 관련,"현대측이 제안한 (분리된) 공간으로는 도저히 프라다의 이미지를 유지할 수 없다고 판단돼 더 좋은 공간이 확보될 때까지 일단 매장을 철수키로 했다"고 설명했다. 그는 "매장 하나도 고객들에게 강력하고 일관된 브랜드 이미지를 줄 수 있어야 한다"며 "매출은 있을 수도 있고 없을 수도 있지만 프라다의 가장 중요한 자산인 브랜드는 반드시 지켜야 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프라다는 서울 청담동 직영점을 비롯 전국에 13개 매장을 갖고 있다. 현대백화점에는 코엑스점과 부산점에 입주해있다. 지난해 프라다코리아의 매출은 2002년에 비해 10% 늘었고 매출액은 아시아지역에서 1위를 달리고 있다. 디살보 사장은 "프라다가 인터브랜드가 선정한 가장 중요한 이탈리아 브랜드로 뽑힌 이유도 철저한 브랜드 관리가 밑바탕이었다"며 "현대백화점 본점에 다시 입주하고 청담동 직영점이 재단장을 마치는 올 하반기에는 매출 감소를 감수하며 지킨 브랜드 전략이 빛을 발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설현정 패션전문기자 sol@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