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티즌들 사이에 '강도 얼짱'이라는 신조어를 만들어내면서 사회적 논란을 일으키다 1년여 만에 검거된 이모(21.여.무직.경주시 안강읍)씨는 검거 당시에도 유명세를 톡톡히 치른 것으로 드러났다. 24일 경북 포항북부경찰서에 따르면 강도 얼짱으로 널리 알려진 이씨와 이씨의애인 김모(31.무직.경주시 안강읍)씨는 지난 23일 오후 9시 10분께 강원도 양양군강현면 낙산사 앞 해변 포장마차 촌에서 검거됐다. 검거 당시 김씨는 소지하고 있던 흉기를 휘두르며 반항, 인근에 있던 주민과 관광객 60여명이 몰려 들었고 이씨의 얼굴을 알아 본 일부 주민들이 "얼짱이다"라며소리를 질러 일대가 아수라장이 되기도 했다. 경찰 조사결과 지난해 1월 경북 경주시 성동동 시외버스 승강장 부근에서 김모(32.여)씨를 납치, 현금 277만원과 신용카드 3장을 빼앗는 등 3차례에 걸친 강도와 12차례에 걸친 절도 행각을 벌이고 대전 전주 논산 등 전국을 떠돌아 다니던 이들은지난해 5월부터는 강원도 속초 일대에서 원룸을 옮겨다니며 생활해 왔다. 특히 경주시에서 주관하는 신라문화제 행사의 하나인 `화랑ㆍ원화 선발대회'에출전, 예선을 무난히 통과한 전력이 있을 정도로 대외적으로 미모를 인정받은 이씨는 인터넷을 통해 본의 아니게 `얼짱'으로 알려진 뒤에는 상당한 심리적 압박감을받아온 것으로 드러났다. 이 때문에 이씨는 지난해 5월께는 김씨와의 사이에 임신까지했으나 곧바로 유산했고 통통하던 얼굴의 살이 빠져 검거 당시에는 초췌한 모습을 하고 있었다. 이씨는 도피생활이 시작된 이후 머리를 묶고 안경과 모자를 깊게 눌러쓰고 다녀야 할 정도로 유명세를 톡톡히 치렀다. 그런 반면 4년제 경북 모 대학에 다니다 휴학한 이씨는 도피하는 도중 경찰의추적을 피하기 위해 평소 사용하던 핸드폰을 버리고 거주지를 수시로 옮겨 다니는등 용의주도한 모습을 보이기도 했다. 이씨 등은 그러나 김씨의 아버지가 수차례에 걸쳐 생활비를 송금해 주다 강원도일대에서 돈이 출금되고 있는 사실을 확인한 경찰의 추적에 꼬리를 잡힌 데 이어 이씨가 해변에서 어머니를 만나려다 이를 알고 뒤쫓아온 형사들에 검거돼 1년여간의도피생활이 종지부를 찍게 됐다. 이씨는 경찰 조사에서 "네티즌들이 강도를 `얼짱'으로 표현한 것은 어이가 없다"면서 "인터넷을 통해 얼굴이 알려지면서 마음이 괴로웠는데 이렇게 경찰에 잡히니오히려 마음이 홀가분하다"고 말했다. 경찰 관계자는 "네티즌들 사이에 이씨가 얼짱으로 알려지고 1만여명이 가입하는인터넷 카페까지 만들어졌지만 지금까지 제보전화는 단 1건도 없었다"며 의아해 했다. 한편 경찰은 이들이 동거 자금 마련을 위해 범행을 한 것으로 보고 이날 중으로이씨와 김씨에 대해 특수 강도 혐의로 구속영장을 신청하는 한편 여죄를 추궁할 계획이다. (포항=연합뉴스) 이윤조.이덕기 기자 yoonjo@yna.co.kr duck@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