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은 소리없는 전쟁 중.' 다음달 3일 시작되는 2004아테네올림픽 아시아지역 최종예선을 앞두고 상대팀의 전력을 캐면서도 스스로의 정보는 최대한 차단하려는 정보전이 한창이다. 3장의 티켓이 배정된 아시아 대륙은 12개팀이 3개조로 나뉘어 조별리그를 펼쳐 각조 우승팀이 아테네올림픽에 진출하는데, A조의 한국은 이란, 중국, 말레이시아와 함께 배정됐다. 한국-이란-중국의 3파전으로 모아지는 A조의 정보전은 지난달 열린 카타르친선대회에서 마이엘리 코한 이란 감독과 탕펜지 중국 코치가 현지에 급파돼 김호곤 감독이 이끄는 한국올림픽팀의 일거수일투족을 관찰하면서 시작됐다. 이에 따라 한국도 이란-싱가포르전, 중국4개국대회에 이어 8일 일본 사이타마에서 열린 일본과 이란의 올림픽축구 평가전에 코칭스태프를 보내 이란과 중국의 전력을 탐색했다. 특히 사이타마에는 김 감독, 이상철 코치, 김성수 GK코치에다 일본통으로 비디오 분석에 일가견이 있는 강영철 기술위원까지 파견돼 쌍끌이식 `정보수집'에 열을 올렸다. 물론 이날 경기장에는 중국 코치진도 모습을 나타냈는데, 이란의 경우 길고 복잡한 이름을 십분 활용해 싱가포르전과 달리 선수의 이름을 명단에 거꾸로 배열하는 등 '연막'을 피웠다는 것. 김 감독은 이와 관련, "우리 등 상대팀을 헛갈리게 하기 위한 의도로 보였다"며 "하지만 여러명이 입체적으로 선수 개개인의 장단점, 전술 등을 파악했기 때문에 분석은 충분하게 이뤄졌다"고 말했다. 중국도 정보 유출 차단에 열중인 가운데 오는 21일 상하이에서 가질 예정인 북한과의 친선경기를 공개하지 않을 방침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와 달리 한국의 경우 선수 개개인 면면과 전술이 잘 알려져있기 때문에 '베일씌우기' 작전은 사실상 불가능해 코칭스태프의 고민이 크다. 더구나 오는 21일 일본과 평가전을 치르는 '김호곤호'는 경기의 성격상 전술을 감출 여유가 없어 전력노출은 불가피할 것으로 보고 있다. (서울=연합뉴스) 박재천기자 jcpark@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