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나라당이 3일까지 227개 지역구(현행기준) 중 96곳의 단수 유력후보를 결정, 공천심사 1라운드를 마쳤다. 한나라당은 그동안 주로 현역 의원및 지구당위원장을 중심으로 공천여부를 결정해왔다는 점에서 2라운드에선 현역의원 및 지구당위원장들의 물갈이가 구체적으로가시화될 것으로 예상된다. 지금까지 단수후보가 결정된 96곳 중에서 신인이 낙점된 곳은 ▲서울 강동갑 김충환 ▲부산 부산진을 이성권 ▲동래 이재웅 ▲연제 김희정 ▲수영 박형준 ▲군포유영하 ▲강원 원주 이계진 ▲논산.금산.계룡 박준선 등 15곳(16%) 뿐이다. 그나마 부산 연제와 수영, 원주를 제외하고는 현역 의원이나 지구당위원장이 공석이었고 여론의 주목을 받은 곳은 30대 초반의 여성 당료로서 현역 의원을 제친 부산 연제의 김희정씨 정도였다. 아직 단수후보를 정하지 않은 119곳은 여론조사를 재실시하거나 추가로 영입에나서는 등 심사를 계속하고, 일부는 공개토론 또는 경선으로 후보를 결정할 예정이어서 물갈이 폭과 새로 등용될 신진인사들의 면면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때문에 1라운드를 통과하지 못한 지역 중 일부 전략공천지역이나 선거구조정대상지역을 제외하고는 기성 정치인들의 공천탈락 불안감이 더욱 커지고 있다. 김문수(金文洙) 위원장은 "57개 여론조사 실시 지역 중 후보를 결정하지 못한경우 현역의원 탈락가능성이 높은 곳도 있다"며 대대적인 `현역 물갈이'를 예고했다. 홍준표(洪準杓) 전략기획위원장은 "현역 의원의 경우 공천탈락 반발에 대비, 몇차례 여론조사를 실시해 탈락의 근거를 명확하게 제시할 것"이라고 말했다. 특히 한나라당은 일부 현역의원이나 중진 정치인의 공천탈락 가능성이 현저한경우 `역풍'을 최소화하기 위해 우선 자진사퇴를 종용할 방침인 것으로 알려졌다. 일례로 김 위원장은 부산 서구 공천신청자 박찬종(朴燦鍾) 전 의원에 대해 "정치적 원로인데, 많은 분들이 불출마하는 흐름에서 출마하겠다고 하는데 대해 어떻게처리할 지 고심하고 있다"며 공천신청 자진철회를 압박했다. 또 당내 대표적 5.6공인사로 꼽히는 김용갑(金容甲.68), 이해구(李海龜.67) 의원에 대해서도 "여론조사를 했으나 계속 심사키로 했다"(김용갑), "현역의원과 도전자 사이에 판단을 내리기 어려운 지역"(이해구)이라고 말해 `용퇴'를 유도했다. 뿐만아니라 `대안부재론' 주장이 우세한 경북 영주 박시균(朴是均.64) 의원과,경남 양산 나오연(羅午淵.72) 의원에 대해서도 단수우세후보 결정을 미뤘다. 이 과정에서 `현역 프리미엄'은 거의 고려되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한나라당은 4일 대구 수성을과 경산.청도,영천 등 3곳의 공천신청자를 대상으로 공개토론을 실시했으며 대구 수성을에선 4성장군 출신 전국구 재선인 박세환(朴世煥) 의원이 6명의 신인과 각축을 벌였다. 또 2라운드에서는 현역 물갈이 뿐만아니라 선거판세의 흐름을 바꿀 전략공천에대한 고려도 본격화될 것으로 예상된다. 김 위원장은 최병렬(崔秉烈) 대표와 홍사덕(洪思德) 총무가 공천신청한 서울 강남 갑.을 지역에 대해 "고도의 정치적 고려를 하고 있다"고 말해 이를 뒷받침했다. 심사위는 대구 동을과 대전 서을 2곳은 경선을 통해 후보를 결정키로 했다. 그러나 김 위원장은 "정당법 개정이 현재로선 비관적이어서 유권자 5%, 1만명 수준으로 선거인단을 꾸려 경선하는 것이 상당히 어려울 것"이라면서 "경선 후유증이 예상되면 경선을 못할 것"이라며 경선최소화 불가피론을 지적했다. `물갈이'가 본격화되면 탈락 또는 탈락위기자들의 반발도 거세질 전망이다. 이와관련, 김기배(金杞培), 박원홍(朴源弘) 의원과 김중위(金重緯) 강동갑 위원장 등서울지역 지구당위원장 10여명이 3일 저녁 모임을 갖는 등 현역의원과 위원장들의그룹별 모임이 부쩍 늘어 주목된다. (서울=연합뉴스) 김병수 강영두기자 bingsoo@yna.co.kr k0279@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