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29일 김수환 추기경이 열린우리당 지도부를 향해 한 '쓴소리'를 오마이뉴스가 손석춘씨(한겨레 논설위원)의 칼럼을 통해 '역사의 걸림돌'이라고 비판한데 대해 가톨릭계는 물론 네티즌 사이에서도 논란이 일고 있다. 가톨릭 서울대교구 홍보실장인 정웅모 신부는 2일 "나라를 걱정하는 김 추기경의 진솔한 마음이 왜곡되는 것이 안타깝다"며 "원로의 고언을 귀담아 듣고 한마음으로 나아가도 어려운 상황인데 이렇게 하면 누구에게 득이 될까 아쉬운 마음뿐"이라고 말했다. 가톨릭 주교회의 한 관계자는 "추기경이 최근 열린우리당 정동영 의장 일행의 예방을 받고 평온한 정치를 당부한 이야기를 (손씨가) 확대 해석한 것은 유감"이라며 "추기경의 말씀을 쟁점화해 정치적 입장을 드러내려는 전략이 아닌가 하는 의구심이 든다"고 지적했다. 가톨릭 교계의 한 언론인은 "사회 원로의 발언을 이렇게 심하게 매도할 수는 없다"며 "(김 추기경이) 군사독재 시절 제 목소리를 내 올곧은 방향을 제시했던 것까지 '과대포장'됐다고 하면 어떡하느냐"고 말했다. 이날 인터넷 매체들에도 "진보의 범주에 들어가는 사람은 보수에 대해 상당히 편협한 시각을 갖고 있다" "충고를 받아들이는게 열린 자세 아닌가" "이성을 찾고 추기경님께 예우는 지키자" 등의 비판적인 글들이 눈에 띄었다. 이에대해 일부 네티즌들은 몇몇 신문들과 인터넷 매체들이 오히려 손석춘 논설위원의 칼럼을 왜곡보도해 문제를 일으키고 있다며 비판해 논란이 가열되고 있다. 손씨는 자신의 칼럼이 언론에 보도되며 파문을 일으키자 이날 오후 반론 성격의 후속 칼럼을 오마이뉴스에 실었다. 손씨는 "분명히 말하거니와 이는 사실 왜곡이다. 나는 문제가 된 칼럼은 물론 지금까지 어느 글에서도 김 추기경이 민족의 걸림돌이라고 쓴 바가 없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김 추기경이 한 말 가운데 '정치적 발언'에 한해, 그것이 현실을 호도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그 결과 여론을 오도할 수 있기 때문에 '민족의 내일에 심각한 걸림돌로 불거졌다'고 보았다"고 덧붙였다. 임상택 기자 limst@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