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해 들어 현역 국회의원들의 구속이 잇따르면서 구치소가 북적거리고 있다. 지난 9일 현역 국회의원 8명이 무더기로 `입소'한 이래 한나라당 김영일.신경식의원과 열린우리당 이상수.송영진 의원, 민주당 김운용 의원이 추가로 들어와 30일현재모두 13명의 국회의원이 수감된 상태다. 여기에 지난해 전국구 의원직을 버렸던 이재정 전 열린우리당 의원과 구속이 임박한 한화갑 민주당 의원, 박상규 한나라당 의원, 검찰 수사대상인 현역의원 3∼4명까지 포함하면 구치소가 '범털'들로 들끓게 될 전망이다. 서울구치소는 300여개에 달하는 독방이 있어 수용시설이 부족하지는 않지만 계속 '범털'들의 구치소행이 이어지면서 자칫 독방이 부족하게 되지는 않을지 구치소측은 걱정이다. 게다가 지난해 말부터 권노갑 전 의원, 박지원 전 비서실장, 손길승 SK회장, 최도술씨를 비롯한 대통령 측근, 장.차관, 전직 의원, 재벌회장 등 저명인사 20여명이 속속 사법처리되면서 이미 독방을 선점하고 있는 상태. 특히 최근 검찰의 수사력이 `고관대작'에 집중되는 탓인지 상대적으로 일반 범죄자들의 구치소행이 줄어드는 것 같다고 구치소 관계자는 입을 모으고 있다. 추운 겨울을 독방에서 보내고 있는 이들은 면회오는 측근이나 가족들에게 자유가 박탈된 자신의 현실을 받아들이기 어렵다는 듯 억울한 심경을 토로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이들은 대부분 검찰에 불려가 보강조사를 받느라 나름대로 바쁜 시간을 보내고 있으며 모두 1∼2평 크기의 독방에서 독서, 영어공부, TV시청 등으로 수감의 충격을 가라앉히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하루 한시간씩 높은 콘크리트담으로 둘러싸인 구치소내 20여평의 운동장에서 걷거나 뛰는 정도의 운동시간도 이들은 대부분 거르지 않고 있다고 구치소측은 전했다. 이들은 한 구치소내에 있더라도 변호인 접견이나 특별면회때 조우하는 것 외에는 서로 만나기는 어렵다는 게 구치소 관계자의 전언. 서울구치소 관계자는 "처음엔 낯선 곳에서 자유없이 지내는데 대해 우울증세를 보이는 등 힘들어하지만 한달 정도 지나면 본인이 마음을 정리하면서 구치소 생활에 적응하게 마련"이라고 말했다. (서울=연합뉴스) 정주호 기자 jooho@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