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칠레 자유무역협정(FTA) 비준동의안 처리가임시국회 회기 막판까지 진통을 거듭하고 있다. 국회는 8일 오후 본회의를 열어 지난달 30일 처리가 무산된 FTA 비준안을 표결처리할 계획이었으나 농촌 출신 의원들이 본회의장 단상을 점거하는 바람에 대치상태가 이어지고 있다. 박관용(朴寬用) 의장은 이날 오후 4시10분께 FTA 비준안에 대한 찬반토론 개시를 선언, 한나라당 임인배(林仁培) 의원을 반대토론자로 호명했다. 그러나 한나라당 이규택(李揆澤) 의원은 단상으로 향하던 임 의원을 저지한 뒤같은 당 김용균(金容鈞) 이경재(李敬在), 민주당 이정일(李正一) 김경재(金景梓) 송훈석(宋勳錫) 의원 등 30여명과 함께 단상을 점거하면서 회의장은 일순간 고성이 오가는 험악한 분위기가 연출됐다. 이들은 지난달 30일 본회의에서 FTA 비준동의안에 대한 한나라당 조웅규(曺雄奎)의원의 제안설명이 종료되지 않았다며 상정 자체가 무효라고 주장했으나 박 의장은"속기록을 보면 제안설명이 다 끝났고 결의를 유보했을 뿐"이라며 수용하지 않았다. 박 의장은 나아가 "이렇게 하면 농촌 문제가 해결되느냐"며 "의장으로서 더 이상 직무를 유기할 수 없으며, 오늘 무슨 일이 있어도 처리한다"고 강경입장을 밝혔으나 의원들은 단상점거를 계속했다. 한나라당 이상배(李相培) 의원은 이날 노무현(盧武鉉) 대통령이 국회를 방문,박 의장과 각 당 대표를 만나 FTA 비준안 처리를 당부한 것과 관련, "대통령이 왔다고 다 통과시켜 주는 것이냐"고 고함쳤고, 이규택 의원은 "정회를 하고 FTA는 2월달에 처리하자"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러나 박 의장은 "대통령과 관계없는 일인데 자꾸 대통령을 언급하는 것은 대통령이 겁이 난다는 말인가"라면서 "불법적으로 단상을 점거하면서 어떻게 의회를운영하고 민주주의를 한다고 할 수 있느냐"고 의원들을 나무랐다. 한편 `권고적 찬성'으로 당론을 정한 열린우리당 소속 일부 의원들은 단상을 점거한 농촌출신 의원들을 향해 "왜 토론을 못하게 하느냐"고 항의했다. (서울=연합뉴스) 고일환기자 koman@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