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영삼(金泳三) 전 대통령은 7일 "지도자의 무능과 헛된 욕심이 나라를 돌이킬 수 없는 혼란 속으로 몰아가고 있다"며 "수많은 희생으로 지켜온 자유민주주의가 심각한 위협에 직면해 있고 국민이 피땀으로 일으킨이 나라가 중대 기로에 서 있다"고 말했다. 김 전 대통령은 이날 오후 경기도 성남시 분당구 성남상공회의소 대강당에서 열린 21세기 분당포럼 초청 강연에서 '우리는 지금 어디로 가야만 하는가'라는 제목으로 연설하는 가운데 "숲속에서 길을 잃었을 때에는 처음 들어왔던 길로 되돌아가 원점에서 새로 시작해야 한다"며 "작은 미련과 오기가 나라 전체를 파탄으로 몰아갈수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또 "개혁을 하려면 먼저 대통령과 정부의 도덕성을 확립하는 것이 (이전의)개혁이 주는 교훈"이라며 "도덕성에 바탕한 용기와 결단이 있을 때에만 개혁에 성공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나는 지금도 (재임 중에 단행한) 금융실명제야말로 개혁 중의 개혁이라고생각한다"고 덧붙였다. 김 전 대통령은 "우리는 앞으로 한반도 주변 4강의 이해를 조정하고 선진국과개도국의 대립을 조정하는 역할을 해야 한다"며 "지금 우리에게는 난국에 대처하는열린 애국심과 용기, 정도를 걷겠다는 지도층의 도덕적 각성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김 전 대통령은 강연 후 현 정부의 경제정책을 평가해 달라는 질문을 받고 "(점수를) 많이 주기는 어렵고 한 20점 줄까요?"라고 답변했다. 또 노무현 대통령을 겨냥해 "대통령이라는 사람이 너무 말이 많다. 할 때마다문제가 생기는데 저한테 책임이 있다"며 "내가 픽업해서 (억지로) 국회의원을 시키지 않았더라면 지금도 재야에 있을 것"이라고 말해 폭소를 유도했다. 그는 17대 총선과 관련, "정당이 4개 있는데, 솔직히 얘기하면 한나라당이 다수당이 될 것"이라며 "한나라당은 분당 사태까지 가면 안되고 국민이 관심을 가질 수있도록 싸우되 깨질 때까지 싸워선 안된다"고 덧붙였다. 이날 강연에는 손명숙 여사와 이곳이 지역구인 고흥길.임태희 의원 등 200여명이 참석했다. (성남=연합뉴스) 김경태 기자 ktkim@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