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칠레 자유무역협정(FTA) 비준 지연으로 지난해 칠레시장에서 한국상품의 입지가 크게 좁아진 것으로 나타났다. 정창붕 주 칠레 한국상사협회장은 6일 국회의원 전원에게 보낸 e-메일을 통해 "작년 한국의 수출규모 확대에도 불구, 대 중남미 수출은 2%이상 감소했다"면서 "특히 자동차의 시장점유율은 2002년 20.5%에서 17.7%로, 휴대폰은 10.7%에서 7.8%로낮아졌다"고 밝혔다. 그는 "칠레는 자유시장 개방국가로 30여개국과 FTA를 체결했고 올해부터는 미국과 FTA를 발효, 미국 제품의 87%가 무관세로 수입되고 있다"며 "브라질, 아르헨티나등 메르코수르(MERCOSUR) 제품도 95%가 관세 철폐돼 우리 제품의 경쟁여건이 더욱어려워졌다"고 지적했다. 실제 현대차 쏘나타(2.0 오토기준)의 경우 수출 가격(1만2천720달러, 마진.비용포함)은 동급인 프랑스 푸조 406(1만2천490달러)보다 싸지만 관세(670달러)가 붙어1만3천390달러에 판매되고 있다. 정 회장은 "한국 상품의 가격경쟁력 저하로 칠레 바이어들의 이탈이 급증, 일시적 가격 인하 등 고육책으로 시장을 사수하고 있다"고 호소했다. 그는 "칠레는 아시아국가로는 처음으로 FTA를 체결한 한국을 높이 평가했으나최근에는 한국을 준비안된 국가로 보고 일본, 중국 등 다른 아시아국가와 FTA에 관심을 두고 있다"고 현지 분위기를 전달했다. 이어 "한번 시장을 잃으면 다시 회복하기는 거의 불가능하다는 현실을 인식하고국익 증진차원에서 FTA 비준을 조속히 처리해달라"고 당부했다. (서울=연합뉴스) 유경수기자 yks@yonhapnew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