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카드에 대한 인수의향서를 제출한 은행이 없어채권은행이 LG카드를 공동관리하거나 매각 성사를 위한 조건의 대폭 수정이 불가피해졌다. 또 LG카드의 연내 매각이 사실상 힘들 것으로 보여 채권단이 내년초 LG카드에대해 추가로 대규모 유동성 지원에 나서야하는 상황까지 우려되고 있다. 26일 LG카드 채권단에 따르면 LG카드 제한입찰 대상자인 8개 채권은행은 모두현재 제시된 매각조건으로는 LG카드를 인수할 수 없다며 인수의향서를 제출하지 않았다. 특히 다른 은행과의 컨소시엄으로 인수참여가 유력시됐던 하나은행은 "현재의조건으로는 인수 여력이 없다"며 "매각조건이 인수자를 고려해 대폭 수정되지 않는한 인수의향서를 제출하지 않겠다"는 입장을 분명히했다. 우리은행도 "LG카드 인수참여와 관련 우리금융지주와 함께 공동 검토작업을 벌였으나 향후 추가손실 부담때문에 현재 조건으로는 인수가 곤란하다는 판단을 내렸다"고 밝혔다. 우리은행 이순우 기업금융단 단장은 "필요하다면 매각조건 재협상도 가능하다"며 "가능한 한 30일전까지는 매각조건이 합의되도록 하겠다"고 밝혀 추가 재조정 가능성을 시사했다. 금융계의 한 관계자는 "LG카드의 매각을 원활하게 추진하기 위해서는 인수자 위주로 조건을 변화시켜야 한다"면서 "LG카드에 대한 추가 충당금 설정 등을 감안해채권단의 출자규모 확대 및 LG그룹에 대한 추가부담 요구 등이 포함돼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또 "8개은행 채권단의 출자규모를 2조원으로 확대하고, 보험 등 제2금융권도 출자전환에 참여시켜야 할 것"이며 "특히 LG그룹은 출자전환 규모를 1조원까지 확대하는 방안을 검토해야 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채권단 일각에서는 8개 채권은행에서 제외된 제일, 한미, 외환은행 등 외국계투자자가 대주주인 은행들도 채권단에 포함시켜야 하며 채권규모에 따라 제2금융권까지 균등하게 손실을 분담하는 방안이 마련되어야 한다는 주장이 제기되고 있다. 한편 채권단의 고위관계자는 "오는 30일까지 입찰제안서를 제출하는 은행만 있으면 연내 매각 추진에는 문제가 없다"며 "남은 시간동안 매각조건에 대해 인수대상은행과 물밑 접촉을 계속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올해안에 매각을 추진하기로 일정을 잡은 것은 내년 1월7일 이후 다시 LG카드에 대한 유동성 지원문제가 불거질 우려가 있기 때문"이라면서 "1월7일 전에만매각을 매듭지으면 큰 문제는 없을 것"이라고 밝혔다. (서울=연합뉴스) 김재홍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