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카드 및 LG투자증권 인수전이 본격화되고 있다. 인수 자격을 가진 8개 은행은 내부적으로 타당성 검토에 들어갔다. 특히 현실적으로 단독인수가 불가능한 상황에서 대안으로 떠오른 외국자본과의 컨소시엄 형성을 위해 파트너를 잡기 위한 물밑 접촉도 시도되고 있다. 은행들이 LG카드 인수에 관심을 갖게 된 것은 나름대로의 메리트가 있기 때문이다. 카드업 자체가 현재는 어렵지만 성장 가능성이 있는데다 업계 2위인 LG투자증권(자회사인 LG투신 LG선물 포함)이 '부록'으로 딸려온다는 점이 그것이다. 가격도 생각보다 비싸지 않을 수 있다. 오는 20일 정확한 실사결과가 나오겠지만 LG카드의 자본잠식규모는 4조원 안팎으로 추산된다. 이를 메우기 위한 자금으로 이미 2조원(최소 응찰가 1조원+출자전환 1조원)이 확보됐다. LG그룹도 8천억원을 지원키로 했다. 1조여원을 추가 부담하면 LG투자증권까지 경영권 프리미엄 없이 사 올 수 있다. LG투자증권의 대주주는 LG전자(7.17%) LG상사(4.09%) LG건설(4.36%) 등이다. 이 지분을 시가로 사기로 한 만큼 2천억여원만 추가 부담하면 된다. 넉넉 잡아 2조원을 투입하면 카드와 증권을 한꺼번에 사올수 있다는 얘기다. 문제는 당장 이만한 자금을 동원할 능력이 없다는 점이다. 그래서 떠오르는 대안이 외국자본과의 컨소시엄 구성이다. 자금동원능력이 충분한 외국자본과 LG카드 및 LG증권을 나눠 인수키로 합의할 경우 컨소시엄 형성은 의외로 쉽다. 특히 뉴브리지캐피털 등 카드업에 관심이 큰 외국자본이 많은 것을 감안하면 이 시나리오는 충분히 실현 가능한 것으로 보인다. 국내은행간 컨소시엄도 생각할 수 있지만 경쟁관계인 터여서 성사는 힘들다는 관측이 우세하다. 한 시중은행장은 "국내은행간 컨소시엄을 구성할 경우 LG카드와 LG증권을 나눠 인수하는 합의가 전제될 것"이라며 "이보다는 외국자본과의 컨소시엄 형성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금융계 일각에서는 그러나 입찰까지의 기간이 길지 않다는 점에서 국책은행인 산업은행과 공적자금이 투입된 우리은행이 컨소시엄을 형성해 일시적으로 LG카드를 인수할 가능성도 상당한 것으로 보고 있다. 하영춘 기자 hayou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