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겨울 전세계적으로 30년만에 최악의 독감이 유행할 것이라는 경고가 나온 가운데 2일 북미와 유럽, 대만 등지에서 살인독감이 급속도로 확산되면서 사망자들이 속출하고 있다. 독감유행은 연례적인 것이지만 올해는 예년에 비해 일찍 시작된데다 유행하고있는 바이러스도 기존 백신에 상당한 저항력이 있는 새 변종인 `푸젠(福建)A형'으로알려지고 있다. 게다가 이번 독감은 항공교통의 발달 등으로 전염속도가 빨라져 세계1차대전보다 많은 사망자가 발생했던 1918-1919년 `스페인독감'이나 올해 전세계를 강타했던사스(SARS.중증급성호흡기증후군)처럼 치명적일 수도 있는 것으로 우려되고 있다. 이와 관련, 미국 전문가들은 현재보다 훨씬 많은 항바이러스 의약품이 준비돼야하며 보다 개선된 백신 개발을 위한 충분한 자금 지원이 이뤄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푸젠A형 독감은 고열과 인후통, 두통, 관절통 등의 증세를 수반하며 심하면 폐렴과 심장병을 유발해 목숨을 앗아갈 수도 있다. ▲유럽= 이미 독감 환자들로 몸살을 앓고 있는 프랑스의 보건당국은 이번 독감의 절정기로 예상되는 이번 주말까지 환자가 200만명이나 발생할 수 있다고 우려하고 있다. 지난 주말 파리의 병원 응급실에는 독감증세를 보이는 어린이들로 북새통을 이루면서 일부 환자들은 진찰을 위해 무려 7시간이나 기다려야 했으며, 특히 독감과관련 있는 것으로 추정되는 기관지염으로 2명의 어린이가 사망한 것으로 전해졌다. 영국에서도 독감 피해가 확산, 어린이 7명이 사망했다. 보건부 통계에 따르면지난달 23일까지 잉글랜드와 웨일즈 인구 10만명당 독감증세로 병원을 방문한 0-4세유아는 127.5명으로 유아의 발병률이 전체 평균보다 3배나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영국은 인구 10만명당 발병자가 400명에 이르면 유행성 질병 발병을 선언하고특별 방역대책을 집행하지만 아직 이 단계까지 이르지는 않았다. 스페인도 예년에 비해 무려 20배가 높은 10만명당 195명이 독감에 걸렸다고 보건부가 밝혔으며 벨기도 독감 환자가 유행성 질병의 분류기준인 총 인구의 3%에 근접하고 있다고 말했다. ▲북미= 미국 질병통제예방센터(CDC)는 11월15일까지 11개주를 제외한 모든 주에서 독감이 발생했다는 보고가 있었다고 확인한 뒤 텍사스에서 독감이 가장 성행하고 있으나 아직 통계조차 파악하지 못하고 있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콜로라도주에서는 11월26일 현재 3천957명의 환자가 발생, 최소한 4명의 어린이가 사망한 것으로 집계되고 있다. 캐나다도 독감이 각급 학교들을 강타하면서 예년에 비해 엄청나게 많은 어린이독감 환자들이 속출하고 있다. 미국 메이요 클리닉 백신연구그룹의 유행성질병 전문의인 그레고리 폴랜드 박사는 "올해 독감으로 (미국에서만) 5만에서 7만명 정도가 사망할 것으로 추측된다"고말했다. CDC에 따르면 평년에는 미국 인구의 20% 정도가 독감에 걸려 이중 3만6천명 정도가 사망하고 11만4천명이 입원치료를 받는다. ▲아시아= 대만의 쑤이런(蘇益仁) 위생서 질병통제국장은 지난 주말 독감에 걸린 남자 어린이가 푸젠A형 독감환자로 확인됐다면서 독감확산대책위원회를 설치하고독감예방운동을 국가적 차원으로 전개키로 했다고 2일 말했다. 앞서 질병통제국은 독감 의심환자 발생소식이 전해진 뒤 노약자들과 약사, 학교양호실 간호사 등을 대상으로 무료 독감 예방접종을 실시하고 있다. 이런 가운데 홍콩 위생서는 이번 독감이 중국을 통해 동남아 전역으로 확산될것이라고 경고했다. 유럽과 북미지역, 대만 등지에서 잇따라 독감 환자가 속출함에 따라 한국 정부도 국내 유입 가능성이 있는 것으로 판단, 방역대책을 마련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예방= 영국 정부의 최고위 의학담당관 리엄 도널드슨 박사는 "이번 독감은 어린이들을 주로 공격하는 특성이 있거나 어린이들이 특별히 이번 독감에 취약한 것으로 보이는 만큼 천식, 당뇨, 심장이상 등 만성질환 어린이들은 반드시 백신 접종을받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와 함께 독감이 유행할 경우 백신접종자라고 하더라도 외출후 손씻기 등 개인위생에 주의해야 하며 사람이 많은 공공장소 방문을 자제하고 호흡기 증상이 있을경우 마스크를 착용해야 한다. (파리.런던 AP.AFP=연합뉴스) nadoo1@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