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군은 보다 적은 병력으로 단기전을 펼칠 수 있다는 가정 아래 한반도와 중동 등 세계 각지에서의 잠재적 전쟁계획을 수정했다고 워싱턴포스트 인터넷판이 18일 고위 군사관리들의 말을 인용해 보도했다. 미 국방부 당국자들은 정밀 무기 발달과 특공대의 활용 증대, 육.해.공군간 협력증진 등을 반영한 새로운 전쟁계획을 정착시켜 전투 효율을 높일 수 있게 되기를 기대하고 있다고 관리들은 전했다. 미군 병력규모의 증강을 반대해온 도널드 럼즈펠드 미 국방장관도 최근 새로운 계획은 미군이 이라크와 아프가니스탄에서 중요 임무를 수행하면서도 다른 분쟁에 대처할 수 있음을 보여줄 것이라고 말한 바 있다. 새로운 전쟁계획은 예컨대 북한이 남한을 공격하는 경우, 미국이 지상군의 도착을 기다리지 않고 대포 대신 공군력을 투입하고, 적 박격포와 야포공격을 정밀타격할 수 있는 첨단레이더 장비를 활용해 즉각 대응에 나서도록 하는 방식이라고 합동참모본부 고위 관리는 말했다. 특히 새 전쟁계획은 전후 안정화나 평화유지에는 크게 개의치 않고 전쟁의 신속한 승리에만 집중하는 방식인 것으로 나타났다. `작전 가능성'이라고 명명된 새 전쟁계획의 수립 책임자인 피터 페이스 미 합참부의장은 이라크전의 초기 계획에서는 50만명이 필요한 것으로 추정했으나 실제로는 16만명이 동원됐다며 "보다 적은 병력으로 압도적인 무력이 신속하게 투입될 수 있다"고 강조했다. 페이스 장군이 주도하는 `전쟁가능성' 연구작업은 기술 뿐 아니라 해외 미군기지의 변화, 미군 병력의 정기교체 등이 어떻게 군사작전을 신속하게 승리로 이끌 수 있는지를 분석하고 있으며, 이를 토대로 한국과 중동, 동남아, 유럽, 아프리카, 중남미 등지에서의 전쟁계획이 다듬어지고 있다. 페이스장군은 연구결과를 토대로 특정지역의 육군과 해군 등을 4성 장군이 지휘하는 기존의 구조 대신 미 본토의 새로운 기구로 지휘권을 이양하는 방안 등 60여가지의 전투효율 향상안을 럼즈펠드 장관에게 제출했다고 밝혔다. 럼즈펠드장관은 2001년 취임 직후 기존 전쟁계획들을 검토한 결과, 이들이 미군의 전투력 향상을 고려하지 않은 낡은 것이라는 판단을 내리고 신속성을 강조하는새로운 전쟁계획 수립을 지시했다고 페이스장군 말했다. 신속성과 함께 새 전쟁계획의 주요 요소로 고려되는 것은 임무 영역의 확장이다. 과거 냉전시대에는 소련, 1990년대에는 중동과 한반도에서의 전쟁 가능성에 초점이 맞춰졌으나 부시 행정부 하의 미군은 전세계 테러리즘과 훨씬 많은 지역의 분쟁 가능성에 대비해야 하기 때문이다. 미 국방부는 이에 따라 냉전시대에 구축됐던 독일과 한국의 대규모 기지들 대신동유럽과 아프리카 등 각지에 소규모 전진기지 네트워크를 형성하는 쪽으로 해외주둔 전략의 획기적인 변화를 추진 중이다. (서울=연합뉴스) lkc@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