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차그룹 정몽구 회장이 현정은 회장측에 격려와 함께 도와주기는 힘들다는 입장을 전달, 사실상 현대가 경영권 분쟁에서 중립을 선언한 것으로 알려졌다. 현대가의 한 핵심 관계자는 18일 "최근 현회장이 정상영 명예회장측의 지분 매입과 관련, 조언과 지원을 구하기 위해 정몽구 회장과 몇차례 통화를 했다"며 "정회장은 어려움에 처한 현회장을 격려한 것으로 알고 있다"고 밝혔다. 이 관계자는 "두 분이 KCC와의 갈등에 대해 시시콜콜하게 자세한 의견을 나누지는 않은 것으로 안다"며 "특히 정회장은 현회장에게 심정적으로는 도와주고 싶지만현대차그룹 자체에 현안이 많아 현실적으로 도와주기는 힘들다는 입장을 전달한 것으로 알고 있다"고 전했다. 그는 이어 "정몽구 회장을 비롯, 집안 대부분의 어른들은 이번 문제에 관여하지않겠다는 입장"이라고 덧붙였다. 이와 관련, 현회장은 이날 하남 창우리 선영을 방문한 자리에서 기자들의 질문에 대해 "정몽구 회장과 통화를 한 것은 맞다"면서도 구체적인 대화내용에 대해서는언급하지 않았다. 정회장의 이같은 입장 전달은 집안의 `맏형'으로 가족사는 앞장서서 챙기되 사업과 가족사는 철저히 분리하겠다는 기존 입장을 고수하겠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현대차 역시 현재 다임러크라이슬러의 추가 지분 5% 매입 가능성과 관련, 경영권 방어가 '발등의 불'로 떨어져 있는 상황이며 실제로 정회장은 최근 몇 차례에 걸쳐 개인 명의로 자사주를 매입하기도 했다. 정회장은 동생인 정몽헌 회장 사망 당시 빈소를 계속 지키며 장례절차를 진두지휘하며 적극적으로 가족일을 챙겼으나 `자동차 산업에만 주력할 것'이라며 처음부터대북사업을 비롯한 현대그룹 지원에 관여하지 않겠다는 입장을 밝혀왔다. 정상영 명예회장과 현회장측의 경영권 다툼이 본격화되면서 KCC측은 정명예회장의 뜻에 동조한 `범현대가'에 정몽구 회장의 현대차도 포함된다고 발표했으나 현대차는 이에 대해서도 `집안분쟁에 우리를 끌어들이지 말라'며 발끈했었다. 그 이후로도 정몽구 회장이 어느 편에 손을 들어줄지 여부를 두고 재계의 관심이 집중됐으나 결국 정회장은 `사적인 감정'과는 별개로 집안 내부 갈등에 관여하지않겠다는 쪽으로 입장을 정리한 셈이다. 이에 따라 정회장의 지원이 사실상 어렵게 된 것도 현회장이 국민주 공모를 통한 국민기업화쪽으로 가닥을 잡게 된 한 배경으로 작용했을 것이라는 분석도 나오고있다. 현대가 관계자는 "지금 상황에서는 정몽구 회장이 정명예회장쪽의 편에 서지 않고 중립을 지키는 것만으로도 현회장에게는 위안이 될 것"이라며 "결국 현회장이 집안의 도움 없이 정명예회장측에 정면으로 맞서야 할 상황이 됐다"고 밝혔다. (서울=연합뉴스) 송수경 이정진기자 hanksong@yonhapnews transil@yonhapnew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