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세계 좌파 정치인들은 29일 새로운 세계질서의 확립과 미국의 일방적 정책 종식을 촉구하며 사흘간의 제 22차 상 파울루 사회주의 인터내셔널(SI) 총회를 폐막했다. 이번 총회에 참석한 각국 대표들이 승인한 '상 파울루 선언’은 전세계 빈국들에게 타격을 주면서 부유한 나라들과 기업들에 유리하게 되어있는 오늘날의 세계화의 골격을 다시 짤 것을 촉구했다. 이 선언은 이름을 언급하지 않은 채 조지 W. 부시 대통령의 미국 행정부를 특히 가르켜 비난을 가했다. 선언은 "신(新) 보수주의자들이 모든 형태의 세계통치를 해체하고 유엔의 역할을 최소화하며 다변적 기구를 저해하고 일방주의와 시장의 신성화(神聖化)를 촉진하며 인류의 미래를 결정하는데 강자의 의지를 강요하려 들고 있다"고 비난했다. 안토니오 구테레스 SI 의장은 미국의 일방주의가 SI가 촉구하고 있는 새로운 세계 질서 확립을 어렵게 만들고 있다면서 "2차대전후 새로운 비전이 있었고 오늘날에는 새로운 비전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포르투갈 총리를 지낸 구테레스 의장은 "워싱턴의 현 행정부와 더불어 이같은새로운 비전에 대해 대화하는 것은 아주 어려운 일임이 분명하다"면서 그러나 세계좌파 지도자들은 미국과 상대해야만 하며 그 까닭은 이 세계 최강대국이 "세계의 절박한 문제들에 대한 여하한 해결에도 참여해야만 하기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또 "세계는 현재 평온치 못하다. 현 세계질서가 평화와 안정, 공정성을 보장할 수 없고 오히려 그 반대로 전쟁과 테러를 조장하기 때문"이라고 비난했다. 그러나 구테레스 의장은 "우리는 하나의 해답을 갖고 있다. 그것은 지속적 경제발전과 자유무역, 그리고 부(富)의 공정한 분배를 위한 다변주의에 입각한 새로운 세계질서의 창출을 위한 연합"이라고 강조했다. 한편 이날의 본회의에서 니카라과의 전 산디니스타 정권 대통령 다니엘 오르테가는 이라크 점령 미군의 즉각적 철수를 제의했다. 그러나 그의 제안은 일방적인 예방 군사작전을 규탄하는 안으로 대체됐다. 구테레스 의장은 "우리는 이라크에서 주권이양이 신속히 이뤄지기를 바라지만,그곳 상황이 현재 매우 복잡하기 때문에 구체적 제안을 하기에는 적절한 순간이 아니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그는 또 미국의 대(對) 쿠바 경제제재조치를 규탄하면서 아울러 SI가 이 나라의인권상황에 대해 우려하고 있다며 "우리는 쿠바인들이 언젠가 자유롭고 독립적인삶을 살기 바란다"고 말했다. 한편 이탈리아 민주좌파 대표 루치아노 베키는 SI 가입 정당들이 141개에서 최근 옛 소련 지도자 미하일 고르바쵸프의 사민당과 같은 몇몇 "아주 흥미로운 신참들"을 포함한 168개로 늘어났음을 지적하면서 이번 모임이 성공적이었다고 평가했다. 이번 제 22차 SI 총회에는 유럽, 아프리카, 아메리카 대륙, 아시아로 부터 150 개 좌파 정당 대표 600명이 참가했다. (상 파울루(브라질) AP=연합뉴스) hcs@yonhapnew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