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과 일본이 러시아 시베리아산 원유 수입을 위한파이프라인 유치를 위해 치열한 경합을 벌이고 있다. 중국은 러시아가 시베리아 중남부 바이칼호(湖) 근처 앙가르스크 유전에서 나오는 석유 수송용 파이프라인을 중국 헤이룽장(黑龍江)성 다칭(大慶)으로 이어지는 2천400㎞ 루트로 건설하도록 지난 10년간 러시아를 끈질기게 설득해왔다. 그러나 최근들어 일본측의 막판 맹렬한 도전앞에 부심하고 있다. 고이즈미 준이치로(小泉純一郞) 일본 총리는 지난주 태국 방콕에서 열린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 기간에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을 만나 앙가르스크-다칭 노선보다 길이가 1천600㎞ 긴 앙가르스크-나홋카 노선을 건설할 것을촉구했다. 일본은 이 송유관 건설비용 50억 달러와 시베리아 중부 유전개발 비용 20억 달러를 추가 지원하겠다고 제의했다. 이와 관련, 모스크바 소재 브룬스윅 UBS증권의 석유.가스 애널리스트 폴 콜리슨은 "일본으로 이어지는 파이프라인 건설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 일본이 협상 테이블에 다시 앉아 러시아에 대한 제의를 확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러시아는 중국과 일본 양측으로부터 최대한의 지원조건을 이끌어내려 하고있다"면서도 그러나 중국의 석유수요가 급속히 증가하고 있는 만큼 중국 노선으로 결론이 날 가능성도 있다고 말했다. 정세가 불안한 중동산 석유에 대한 의존도를 낮추려는 일본은 러시아가 나홋카로 이어지는 송유관을 건설할 경우 이 송유관을 통해 다른 아시아 국가는 물론 미국서부 해안까지도 석유를 수송할 수 있다는 점을 부각시키고 있다. 나홋카 노선을 지지하고 있는 러시아 최대 국영 파이프라인 운영회사 트란스네프트의 세르게이 그리고리예프 부사장은 "다칭 노선을 선택하면 즉각 이익배당을 얻을 수 있지만 우리가 한 나라에 얽매일 경우 그 나라의 정책에 좌지우지될 가능성이있다"고 지적했다. 반면 러시아 최대 석유회사인 유코스는 상업적 측면만을 고려할때 다칭노선이건설비가 적게들어 훨씬 경제적인 반면 나홋카노선을 건설할 경우 연간 최소 5천만t의 원유를 수송해야 하는데 현재로서는 이같은 능력을 갖추지 못했다고 반박하고 있다. 시베리아산 원유 수송을 위한 파이프라인 노선은 올연말이나 내년초에 확정될예정이다. (모스크바 AFP=연합뉴스) ycs@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