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단, 감독, 선수의 완벽한 합작품.' 프로축구에서 한해 농사를 풍년으로 이끌 수 있는 3가지 요소가 우수선수 확보등 적극적인 투자, 사령탑의 지휘력, 선수들의 단결이라는 것은 누구도 부인할 수없는 사실이다. 이런 측면에서 성남 일화가 25일 달성한 정규리그 3연패의 위업은 어쩌면 당연한 결과다. 성남은 지난해의 경우 울산 현대의 막판 돌풍에 끝까지 마음을 졸이다 우승컵을안았지만 올해에는 최다연승 타이인 9연승과 8연승을 기록하는 등 그야말로 탄탄대로를 달린 끝에 무려 7경기를 남긴 시점에서 우승샴페인을 터뜨렸다. 축구 전문가들은 시즌 개막 전 성남을 가장 강력한 우승 후보로 꼽는 데 주저하지 않았다. 그도 그럴 것이 성남이 대륙 클럽축구의 제전인 피스컵을 겨냥해 '폭격기' 김도훈을 전북 현대에서 이적료 6억5천만원, 연봉 4억원을 주고 영입하는 등 70억원의거액을 쏟아부어 이성남(데니스), 이기형, 싸빅, 윤정환 등 '알짜'를 죄다 수혈, 몸집을 더욱 불렸기 때문이다. 선발라인업 등 선수 면면이 국가대표팀급이나 다름이 없었기 때문에 '한국판 레알 마드리드', '초호화군단'이라는 수사도 붙었다. 이 같은 구단측의 아낌없는 지원은 선수들의 주머니 사정을 넉넉하게 해주었던독특한 수당 지급 방식과 맞물려 고공비행을 거듭하는 계기로 작용했고 결국은 지난95년에 이어 다시 한번 3연패의 금자탑을 세우게 했다. 물론 차경복(66) 감독의 노련한 용병술과 지도력도 빼놓을 수 없는 우승 원동력중 하나다. 노장이기 때문에 위험부담이 크다는 구단 고위층의 우려에도 불구하고 옛 제자김도훈을 수혈, 득점왕을 가시권에 두게 하는 등 '제2의 전성기'를 유도한 것은 덕장으로서의 그의 진면목을 엿보게하는 대목이다. 물론 선수 조련은 김학범 코치가 전담하고 자신은 전체적인 윤곽만 잡아주지만때로는 엄하게 때로는 친구처럼 대하는 그의 통솔력은 시너지 효과를 발산하기에 충분했다. 차 감독은 "올해 우승을 하지 못하면 김 코치에게 지휘봉을 넘겨 주려고 했는데 주위에서 전인미답의 4연패의 주인공이 되라고 권유해 한번 더 해보기로 했다. 또 욕심이 끝이 없다"고 너털웃음을 지었다. 이와 함께 위기에서 빛난 선수들의 단결력도 3년 연속 우승행진에 한몫했다. 시즌 개막 직전 출전한 A3마즈다챔피언십과 아시아챔피언스리그에서 부진했을때 선수들이 잘 해보자며 스스스에 채찍질을 가하는 등 융합한 게 이후 '잘 나갔던'비결이었다고 차 감독은 설명했다. 물론 자기관리가 철저하기로 소문난 '맏형' 신태용이 피스컵 참가로 피로가 누적된 상황에서 후배들을 다독거리며 잘 리드한 것도 분명히 전력에 플러스요인이었다. '우승청부사' 샤샤가 이번 시즌을 끝으로 팀을 떠날 것으로 관측되는 가운데 2-3명의 용병을 신규 영입할 예정인 성남이 내년에도 정상에 등극, 프로축구사의 한페이지를 화려하게 장식할 4연패를 달성할 지 기대를 모으고 있다. (서울=연합뉴스) 박재천기자 jcpark@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