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다임러크라이슬러-베이징 기차 합작과 현대차 지분 추가 매입 등을 놓고 미묘한 기류를 형성하고 있는 현대차와 다임러측이즉각적인 `정면충돌' 대신 물밑 탐색전과 속도조절로 `힘겨루기'에 나서고 있다. 특히 다임러크라이슬러의 사장이 지분 매입과 관련해 모호한 입장을 표명, 발언의 진위와 향후 추이가 주목된다. 23일 업계 등에 따르면 다임러크라이슬러의 위르겐 후베르트 메르세데스 부문사장은 전날 도쿄모터쇼에 참석, "현대차 지분 확대 여부에 대해 아직 결정하지 않았다"며 외신 등을 통해 알려졌던 지분 매입 방침에서 한걸음 뒤로 물러섰다. 그는 이어 "(옵션행사가) 필요하지 않다. 우리 동업자들이 일을 잘하고 있다"고덧붙이기도 했다. 후베르트 사장의 이같은 발언에 대해 지분을 매입하지 않겠다는 입장 선회라기보다는 최종 확정전에 공연히 `뜨거운 감자'를 건드려 `긁어 부스럼'을 만들지 않겠다는 사전포석으로 풀이하는 분석이 유력하다. 현대차의 중국내 현지 파트너인 베이징 기차와의 합작 문제가 아직 해결되지 않은 만큼 지분 매입에 대한 즉각적인 행동개시보다는 상황을 지켜보며 속도조절 내지저울질을 하고 있다는 것이다. 다임러의 반응과 향배를 예의주시하고 있는 현대차도 즉각적인 반격은 자제한채 일종의 `냉각기'를 유지하며 탐색전을 벌이고 있다. 현대차는 다임러와 베이징 기차가 합작 양해각서(MOU)를 맺자 다임러에 대한 직접적인 항의 대신 현대차-다임러 상용차 합작 관련 노사협상을 무기한 연기하는 한편 최근 경영진이 중국을 방문, 베이징 기차 협상단을 통해 다임러에 입장을 타진해줄 것을 요청하는 등 우회 전략을 구사했다. 또 당초 이르면 이주 안으로 김동진 부회장 등 관련 임원진이 독일 다임러 본사를 방문, 지분 매입 여부를 비롯한 현안에 대한 논의를 진행할 예정이었으나 냉각기간이 필요하다고 판단, 이를 보류한 것으로 알려졌다. 최근 다임러측의 움직임은 현대차에게 적지 않은 배신감을 안겨줬지만 충분한전략없이 다임러를 자극, 당장 지분 추가 매입이라는 무기를 들고 나올 경우 경영권방어에 위기를 느낄 수 있는 상황이다. 양측은 최근 들어 다임러가 현대차와 독점계약을 맺은 베이징기차와 벤츠 차량을 생산하기 위한 MOU를 체결한데다, 현대차 지분을 현 10.5%에서 추가로 5%를 사들일 것이라는 소식이 전해지면서 이상기류가 감지됐었다. 현대차와 다임러가 이처럼 `변죽 울리기'로 상대방을 탐색하고 있는 것은 양측모두 그동안의 돈독한 관계에 불협화음이 생길 경우 실익이 없는데다 현재 장기화조짐을 보이고 있는 베이징기차 문제를 풀어 나가는데도 도움이 안되기 때문이다. 양측이 현재의 위기를 원만히 해결, 끈끈한 동맹관계를 유지해나갈지, `건널 수없는 강'을 건너는 사이가 될 지 업계 안팎의 주목을 받고 있다. (서울=연합뉴스) 송수경 기자 hanksong@yonhapnew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