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대선에서 노무현(盧武鉉) 대통령에게 패한 한나라당 이회창(李會昌) 전 총재측은 10일 노 대통령의 재신임 언급 의도에 대해 의구심을 나타내며 사태추이를 예의주시하고 있다. 현재 미국 스탠퍼드 대학 후버연구소에서 연구활동중인 이 전 총재는 이날 국내한 핵심측근으로부터 전화를 통해 노 대통령의 기자회견 내용을 보고받고 "아 그런가. 알았어요"라며 특별한 반응을 보이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이 전 총재는 또 오는 30일 부친 고(故) 이홍규옹의 1주기 추도식과 이에 앞서 예정된 차남 수연씨의 결혼식에 참석하기 위해 오는 22일께 귀국하려던 계획도 예정대로 추진할 것으로 전해졌다. 이 측근은 연합뉴스와 전화통화에서 "긴급상황이라 알아야 할 것 같아 보고했다"고 말하고 그러나 "이 전 총재는 정계은퇴를 선언했고 정치에 뜻이 없는 분이기 때문에 노 대통령이 재신임을 묻는다고 해서 정계에 복귀하거나 하는 일은 없을 것이며 그냥 관조하는 입장인 것으로 안다"고 강조했다. 그는 다만 "지금으로선 그렇다"고 단서를 달고, "노 대통령이 재신임 의사를 밝힌 만큼 정치권이 최단시간내에 이 문제를 매듭지어 국정공백이 없도록 해야 하며 국민에게 바람직한 방향으로 처리돼야 한다"고 여운을 남겼다. 이 전 총재의 법률고문을 지낸 서정우(徐廷友) 변호사는 "재신임을 묻는다는 게 여론조사 한번 하는 정도로 끝낸다면 총선 전략에 불과하고, 제대로 하려면 정말 대통령직을 걸고 국민투표를 해야 한다"면서 "구체적인 방법이 정해지지 않은 상황에서 대통령의 정치적인 수사에 왈가왈부하는 것은 적절치 않다"고 말했다. (서울=연합뉴스) 민영규기자 youngkyu@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