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청와대 비서실장이라는 잠깐의 `외도'를제외하곤 경제부처에서만 37년을 몸담은 전형적 행정관료. 경제기획원 시절 예산총괄국장을 맡는 등 공직생활의 절반을 예산부서에서 보낸`예산통'이며 지난 80년 공정거래법 입안 때부터 참여해 우리나라 공정거래정책의산파역을 맡기도 하는 등 감사원의 직무인 정부예산 및 회계 감사업무에 정통하다는 평이다. "사무관에서 1급으로 승진할 때까지 정당한 이유없이 승진에서 누락될 때 가장힘들고 괴로웠다"고 토로할 정도로 `호남 출신'으로 인한 고충도 겪었으나, 국민의정부 5년간 공정거래위원장, 기획예산처장관, 청와대 비서실장, 부총리겸 재정경제부 장관 등 요직을 거치며 가장 중용된 인사로 기록됐다. 공정거래위원장 시절 재벌의 부당내부거래에 대해 강도높은 조사를 벌이는 등재벌개혁의 한 축을 맡았으며, 기획예산처 장관으로 재임하며 공공부문개혁을 큰 무리없이 추진하는 등 `개혁 이미지'로 인해 청와대 비서실장으로 발탁되기도 했다. 특히 재계가 강력 반발한 공정거래법을 통과시킨 것을 비롯, 물가정책국장 시절20%까지 치솟던 물가를 잡았고, 경제자유구역법을 통과시키는 경제계의 굵직한 `사건'을 이끌어 냈다. 자신의 생각과 다르면 경제정책간담회, 국무회의 등 공식석상에서 강하게 반박하며, 기자들과 멱살잡이를 할 정도로 강한 성격을 갖고 있다고 해서 붙여진 `전핏대'란 별명으로도 유명하다. 기업들이 강사로 초빙한 자리에서 기업들의 안이한 경영을 꾸짖고 은행장들 앞에서 '모럴해저드'를 지적할 정도 직설적이나, 직원들의 애로사항도 일일이 챙기는등 다정다감한 친화력도 돋보인다는 것이 주변의 평가다. 노무현(盧武鉉) 대통령과는 특별한 인연은 없으나, 지난해 대선 후보와 경제부총리로서 경제정책 전반에 대해 수시로 의견교환을 함으로써 `개혁'에 대한 소신을 갖고 있는 경제관료로서의 면모를 유감없이 선보인 것으로 전해진다. 부인 김정자(金貞子.59)씨와 1남1녀를 두고 있다. ▲전남 목포(64) ▲서울대 법대 ▲행시 4회 ▲경제기획원 예산총괄국장, 물가정책국장, 기획관리실장 ▲수산청장 ▲공정거래위원장 ▲기획예산처 장관 ▲청와대 비서실장 ▲경제부총리 (서울=연합뉴스) 김범현기자 kbeomh@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