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독 사회학자 송두율(59.뮌스터대) 교수는 2일국회 정보위 국정감사에서 공개됐던 국정원의 주요 조사결과를 전면 부인하면서 자신의 과거 행적을 적극적으로 해명했다. 송 교수는 다만 북측에 치우친 점이 있었다면 국민에게 사죄한다며 실정법에 따른 처벌도 감수하겠다는 의사를 밝혔다. 송 교수의 이 같은 해명은 국가보안법 위반 혐의 대부분을 부인하는 것이어서국정원 조사에 이어 향후 검찰 소환조사와 사법처리 방향과 처벌수위에도 적지않은영향을 끼칠 것으로 보인다. 송 교수는 이날 오후 서울 수유동 아카데미 하우스에서 자신의 입장을 밝히는공식 기자회견을 갖고 "노동당 정치국 후보위원이 아니고 충성서약을 한 적도 없으며 거액의 공작금을 받은 적도 없다"고 밝혔다. 그는 "일부에서는 저를 북한 권력서열 23위의 정치국 후보위원으로 엄청난 북한실세로서 주체적 활동을 한 것으로 생각하는 것 같다"며 "그러나 (북한이) 노동당정치국 후보위원으로 통고 또는 이를 수락하거나 활동한 바 없으며, 북이 저에게 후보위원으로 활동할 것을 요구한 적도 없었다"고 해명했다. 그는 또 " 북한으로부터 김철수라는 이름으로 저를 지칭한다는 어떠한 공식적인문건이나 구두발언을 들은 바가 없다"며 "정치국 후보위원 김철수라는데 의미를 둘수도 없고 동의할 수도 없다"고 강조했다. 그는 "국정원이 제시한 문건속에도 본인은 북의 `상층통일전선대상'인 포섭대상으로 묘사돼 있었지 정치국원으로 규정돼 있지 않았다"며 "북에서 나에게 정치국원으로 일방적으로 모자를 씌웠던 상황"이었다고 해명했다. 그는 "주체사상교육과 노동당 입당은 1970년대 북한을 방문할 때 불가피한 통과의례였다"며 "그 당시 행한 행동들은 30년이 지난 지금 시점의 삶에서 아무런 의미도 남아있지 않다"고 말했다. 송 교수는 이어 충성서약문 작성, 오길남씨 입국권유, 거액공자금 수령 등 주요혐의에 대해서도 전면 부인했다. 그는 "충성서약문을 쓴 적이 없다"며 "공화국 창건일 등 특별한 날에 1년에 한두차례 극히 형식적인 내용을 담아 보낸 축전이었고 한국으로 치면 국가경축일을 축하하는 내용 정도였다"고 주장했다. 그는 또한 "오길남씨와의 국가정보원 대질신문은 녹취돼 있다"며 "오씨에게 입북을 권유한 적도 없고 지금 이 순간까지 어느 누구에게도 입북을 권유한 적이 없다"고 말했다. 그는 "92년부터 3년간 매년 2만-3만불 정도, 총 6만-7만불을 받았지만 개인적 활동비로 사용한 것이 아니고 80년대 중반까지 독일에 있었던 한국학술연구원을 되살리기 위한 경비로 사용했다"고 주장했다. 그는 이어 "73년,79년,84년,88년,91년까지 7-8차례의 왕복 교통항공비 2만불 정도해서 도합 7만-8만불을 받았다"며 "15만불,20만불을 공작금으로 받았다는 보도는 제가 도저히 이해할 수가 없다"고 공작금 수수설을 강력히 부인했다. 송교수는 한편 노동당 입당 등 `북측에 치우친 행적'에 대해 국민에게 사과하고,추방만 아니라면 실정법에 따른 처벌을 받을 수 있다는 의사를 표시했다. 그는 이와 관련해 "그동안 저의 행적이 한국의 시각으로 보면 북한에 치우친 것으로 볼 수 있을 것"이라며 "노동당 입당 같은 문제에 대해 애정을 가지고 지켜보아준 많은 분들, 민주화운동에 애쓴 분들, 국민들께 깊이 사죄하고자 한다"고 말했다. 그는 또 "민주화와 경제발전을 이룬 남한사회로의 귀국을 가족과 함께 선택한진의를 살펴주기 바란다"며 "사죄할 것은 사죄하고 해명할 것은 해명하고 실정법적인 처벌을 받을 사항이 있으면 감당하겠다"고 말했다. (서울=연합뉴스) 정윤섭기자 jamin74@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