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도 광명시 철산주공아파트에 사는 주부 김혜진씨(29). 어학교육 전문업체인 삼정CPI가 운영하는 미세스키(Mrs.Key's) 영어 홈스쿨(공부방)을 5년째 운영하고 있다. 김씨는 홈스쿨을 통해 짜릿한 인생의 성공을 맛봤다. 결혼 5년 만인 올해 34평짜리 아파트를 장만했다. 전국 1만여명의 미세스키 홈스쿨 선생님 중 최고 영예로 꼽히는 '베스트 미세스키'에 선정돼 가족 해외여행 등 본사가 제공하는 갖가지 특전도 누린다. 아들 성연(4)은 엄마의 관심 속에 영어 영재교육을 받고 있다. 김씨의 월수입은 3백만원선. 홈스쿨 사업을 하면서 육아와 살림을 함께 할 수 있다는 점을 고려하면 한 달에 5백만원을 버는 직장여성에 버금간다. 김씨는 아들 성연의 예쁜 짓을 볼 수 있는 것도 흡족하다. "홈스쿨을 운영하려면 무엇보다 적성에 맞아야 할 것 같아요." 6∼13세까지 어린이를 상대하기 위해서는 '직업정신'만으로는 한계가 있다는게 그의 설명이다. 홈스쿨은 얼마나 빨리 학생을 모집하느냐가 핵심이다. 아파트 단지에 떡 전단지 등을 돌리고 반상회 가정방문 등으로 안면을 익히는 것은 기본이다. 김씨의 회원(학생) 수는 현재 80명 수준이다. 여기에다 대기자가 10여명씩 밀려 있다. 김씨는 개점 한 달 만에 22명, 석 달 만에 40명의 회원을 확보했다. 많을 때는 학생 수가 1백20명에 달했었다. 인근 영어학원을 비롯 아파트 단지 내 각 동마다 1개 이상씩 운영되고 있는 홈스쿨들과의 치열한 경쟁에서 이기는 김씨의 비결은 뭘까. 무엇보다 그의 적극성을 들 수 있다. 1998년 대형 학원을 운영하던 김씨의 친정은 IMF 환란이 터지면서 하루 아침에 빚더미에 올라섰다. 남편은 김씨가 채권자들에게 시달리는게 안쓰러워 결혼을 서둘렀다. 15평짜리 아파트에서 가전제품까지 남편이 융자ㆍ카드빚을 져가며 샀을 정도로 옹색하게 결혼생활을 시작했다. 학원강사 경험이 있던 김씨는 홈스쿨을 차렸다. 수업 중에 친정집 채권자들이 들이닥쳐 집안 구석구석에 '차압딱지'를 붙이고 간 적도 한두 번이 아니었다. 사정이 이렇다보니 전단지나 돌리며 회원을 기다릴 처지가 못됐다. 단지 내 온갖 행사에 찾아다니며 얼굴을 팔았다. 아이들이 있는 데서는 '즉석강의'를 열어 실력을 과시하는 기회로 삼았다. 지금도 한 달에 한 번꼴로 외국인 강사가 방문하면 일부러 대화를 나누며 단지를 순회하곤 한다. 집안도 교실분위기가 풍기도록 정성껏 꾸몄다. 본사에도 귀찮을 정도로 이벤트 개최 등 지원을 요청했다. 옷차림 화장 등 외양도 중요시한다. "흐트러져 있는 아줌마에게 누가 자식을 맡기겠느냐"고 그는 반문한다. 홈스쿨은 별도 가맹비가 들지 않는다. 대신 본사가 교재비와 수업방식을 제공하는 명목으로 회원비(수강료) 절반을 가져간다. 회원비는 일주일 2회에 5만4천원, 3회가 9만원대. 김씨의 경우 월ㆍ화ㆍ수ㆍ목요일 4일 동안 하루 6시간의 수업을 강행한다. 대신 금요일은 2시간, 주말에는 수업이 없다. 문의 (02)2683-0942 손성태 기자 mrhand@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