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년 비인기종목으로 설움받았던 한국 체조가 2003대구 하계유니버시아드에서 새 역사를 창조한 가운데 한국이 역대 최고 성적인 종합 3위를 확정지었다. 기계체조 남자단체전과 개인종합에서 정상에 올랐던 양태영(23.경북체육회)은 30일 계명대체육관에서 열린 종목별 결승에서 링과 평형봉에서 각각 1위를 차지해 대회 4관왕의 위업을 이룩하며 국제적인 체조스타로 발돋움했다. 한국 선수가 역대 국제종합대회에서 4관왕을 차지한 것은 86년 서울아시안게임때 테니스의 유진선, 양궁의 양창훈이후 처음이며 하계유니버시아드에서는 최초의 쾌거로 기록됐다. 또한 한국 체조는 이번 대회를 통해 국제대회 첫 단체전 우승과 첫 개인종합 우승, 첫 4관왕을 잇따라 배출하며 세계무대로 도약할 수 있는 발판을 마련했다. 양태영은 이날 링 결승에서 9.7점을 기록해 중국의 동젠과 공동 금메달을 획득한 뒤 평행봉 결승에서도 9.6점으로 예르나르 예림베톤(카자흐스탄)과 공동 금메달리스트가 됐다. 이로써 양태영은 다이빙의 위민샤(중국), 리듬체조의 이리나 차시나, 수영의 유리 프릴루코프(이상 러시아), 야나 클로츠코바(우크라이나) 등과 함께 대회 최다관왕에 올랐다. 양태영은 또 마루운동에서 은메달, 도마에서는 동메달을 추가하며 모두 6개의 메달을 휩쓸어 한국 스포츠 사상 한 국제대회 최다 메달리스트로 이름을 올렸고 그의 친동생인 양태석(한체대)은 철봉에서 동메달을 획득했다. 한국은 대회 폐막을 하루 앞두고 다이빙에서도 권경민(경희대)-조관훈(용인대) 조가 남자 싱크로플랫폼 결선에서 값진 동메달을 추가했다. 31일 남자배구 결승전만을 남겨둔 한국은 금 25, 은 11, 동메달 15개를 기록, 2위 러시아(금26,은21,동34)에 간발의 차이로 뒤졌지만 4위 우크라이나(금23, 은15, 동17)의 막판 추격을 금2개 차이로 따돌려 종합 3위를 확정했다. 중국은 이번 대회 다이빙에 걸린 금메달 10개를 독식하는 등 금41, 은27, 동메달 13개를 획득해 대회 2연속 종합우승을 달성했다. 북한도 이날 최고의 성가를 올렸다. 세계 최정상급의 북한 여자축구는 일본과의 결승에서 일방적인 공격을 퍼부은 끝에 3-0으로 승리해 정상을 밟았다. 특히 북한은 이번 대회 5경기를 치르면서 27골을 터뜨린 반면 단 1골도 허용하지 않는 막강한 전력을 과시했다. 북한은 또 여자 체조 도마에서 김영실이 금메달을 추가했고 여자 하프 마라톤의 조분희는 은메달, 다이빙 남녀 싱크로 플랫폼에서도 2개의 은메달을 추가했다. 이번 대회를 금 3, 은 7, 동메달 3개로 마감한 북한은 종합순위가 전날 19위에서 9위로 급부상했다. (대구=연합뉴스) 특별취재단 shoeless@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