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선수를 이기면 금메달이다." 2003 대구하계유니버시아드에서도 태권도계에 전설처럼 내려오는 이 말이 여실히 입증됐다. 이미 경기가 끝난 10개 체급 중 한국 선수가 결승에 올랐던 7개 체급에서 외국선수들은 단 1개의 금메달도 가져가지 못했고 한국이 싹쓸이했다. 한국 선수들이 고배를 마신 경기도 예외는 아니었다. 예선 관문에서 태권전사를 꺾었던 외국 선수들은 하나같이 금메달의 낭보를 고국에 전한 것. 태권도 종주국의 아성을 무너뜨린 첫번째 이방인은 대회 1호 금메달의 경사까지 겹친 남자 72㎏급의 카를로 몰페타(이탈리아). 한국 대표선수 출신의 윤순철(37) 감독의 집중조련을 받은 몰페타는 대회 첫 날(22일) 경기 2회전에서 한국의 금메달 기대주였던 조바로(19.경희대)와 치열한 접전끝에 14-12로 힘겨운 승리를 거둔 뒤 승승장구한 끝에 영광의 자리에 올랐다. 지난 해 세계대학선수권대회 우승자인 추무엔(대만)도 23일 남자 58㎏급 1회전에서 한국의 이창수(21.계명대)에 6-3 승리를 거둔 뒤 여세를 몰아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또 24일 여자 55㎏급 8강전에서 전이량(20.고려대)를 6-4로 잡고 최대 고비를 넘긴 자오야(중국) 역시 이후 순풍을 돛을 달아 결국 최강자 자리에 등극했다. 이탈리아 대표팀 윤 감독은 "한국 선수의 기량이 워낙 뛰어난데다 태권도 종주국이면서 대회 개최국의 프리미엄까지 작용해 한국 선수를 이기는 것이 승리의 보증수표로 통한다"고 말했다. 이에 따라 남은 8체급에서도 예비된 금메달 후보인 한국 선수들을 꺾기 위한 외국 선수들의 견제와 도전은 더욱 거세질 것으로 보인다. (대구=연합뉴스) 특별취재단 chil8811@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