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사들의 학생들에 대한 폭언이 심각한 수준이지만, 정작 교사들이 이 같은 폭언의 심각성을 과소평가하고 있어 인식 전환이 필요하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전직 교사인 이재아(29)씨는 25일 한양대 교육대학원 석사학위 논문『교단 폭언실태조사 연구』를 통해 최근 경기도 E중학교와 J고교 학생 285명과 교사 71명을 대상으로 교단 폭언 실태를 설문조사한 결과 이 같이 나타났다고 밝혔다. 논문에 따르면 선생님이 수업 중 폭언을 사용하는지 여부에 대해 학생들의 31.78%가 `조금 있다', 4.21%가 `아주 많다'고 답했으며, `그저 그렇다'는 20.09%였다. 반면 같은 질문에 대해 교사들은 25%(`아주 많다' 1.41%.`어느 정도 있다' 23.94%)만이 폭언을 사용한다고 답해 폭언 사용을 과소평가하는 경향을 보였다. 학생들은 선생님이 폭언을 쓰는 이유에 대해 `학생이 말을 안 들어서'(33.33%),`무섭게 보이려고'(19.18%), `눈높이를 맞추려고'(14.61%) 등으로 이해하고 있었다. 또 폭언을 쓰면 교육 효과가 있다고 보는지에 대해 `전혀 없다'(27.01%), `별로없다'(24.17%)는 대답이 `조금 있다'(18.48%), `아주 많다'(5.69%)는 답보다 압도적으로 많았다. 폭언을 들었을 때 학생들의 감정상태는 `아주 불쾌하다'는 반응이 43.93%로 가장 많았고, 이어 `듣기 싫다'(21.96%), `조금 불쾌하다'(14.95%)의 순이었다. 그러나 교사들의 경우 51.35%가 `상황에 따라 폭언이 필요하다'고 답해 학생들과는 상반된 인식 차를 보였다. 학생들이 많이 듣는 폭언의 내용은 ▲무시하는 말(`공부도 못하면서 왜 떠들어'.`뭐가 될래' `넌 왜 그 모양이야' `그것도 몰라' 등) ▲위협하는 말(`죽을래' `맞을래' `오늘 끝장을 보자' 등) ▲욕설(`바보' `병신' `날라리같은 X' 등) ▲비속어(`꼴통' `싸가지' `또라이' 등) ▲은어(`꼬붕' `왕따' 등) 등의 유형으로 조사됐다. 이에 비해 학생들은 선생님으로부터 `잘한다' `수고했다' `열심히 하는구나' 등자신을 긍정해주고 칭찬 또는 격려해 주는 말을 듣고 싶어하는 것으로 나타나 교사들의 관심이 매우 중요한 것으로 분석됐다. 이씨는 "최근 `학교 붕괴' 현상을 우려하는 목소리가 높다"며 "인성교육의 중요성이 갈수록 커지는 만큼 교단에서도 보다 신중한 언어 사용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서울=연합뉴스) 임주영 기자 zoo@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