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시대를 풍미했던 '테니스 황제' 피트 샘프라스(32.미국)가 라켓을 놓는다. 샘프라스는 올 시즌 마지막 메이저대회인 US오픈이 개막하는 26일(한국시간) 은퇴를 공식 발표할 예정이다. 샘프라스는 지난해 US오픈 결승에서 오랜 라이벌인 앤드리 애거시(미국)를 제치고 대회 통산 5번째 우승컵을 안은 뒤 지금까지 50주간 남자프로테니스(ATP) 투어에나오지 않아 현역 은퇴를 일찌감치 시사해왔다. 2000년 윔블던에서 4연패를 달성한 뒤 원인모를 슬럼프에 빠져 무려 33개 대회에 출전하는 동안 우승의 기쁨을 누리지 못했던 그는 US오픈에서 2년2개월만에 타이틀을 추가하는 것을 마지막으로 팬들에게 작별을 고했던 셈이다. 시속 200㎞를 넘는 광속 서비스에 이은 전광석화 같은 발리, 저돌적인 네트 대시와 강력한 톱스핀 그라운드스트로크가 발군이었던 그는 테니스사의 한페이지를 장식한 살아있는 신화. 15년 동안 762승(222패)을 일궜고 지난 90년 필라델피아대회 우승을 시작으로 64개의 타이틀을 따내면서 총 4천328만달러(약 503억원)를 상금으로 챙겼다. '하드코트의 지존'으로 불리면서도 잔디인 윔블던에서 모두 7차례 정상을 밟았던 그는 메이저대회를 14번이나 제패, 이 부문 신기록을 보유하고 있다. 또 98년에 작성한 6년 연속 연말 세계랭킹 1위도 아직 깨지지 않고 있고 99년에는 최장기간 랭킹 1위 신기록을 세운 바 있다. 미국 워싱턴 D.C에서 태어나 7살에 테니스를 시작한 샘프라스는 17살때인 88년에 프로에 입문했다. 샘프라스가 두각을 나타내기 시작한 것은 90년 US오픈. 그는 당시 19세 28일의 나이로 애거시를 누르고 대회 정상을 차지해 올리버 캠벨(미국)의 최연소 우승기록(19세6개월)을 1백년만에 깨뜨리며 주목을 받았다. 지난해에는 최고령 우스 기록도 보탰으며 이같은 샘프라스의 US오픈 최연소.최고령 우승 기록의 희생양은 바로 애거시였다. 골프와 농구 등 다른 스포츠에서 일가견이 있는 샘프라스는 지난해 11월 여배우브리지트 닐슨 사이에서 첫 아기를 얻었다. 테니스에서 꽃을 활짝 피웠던 샘프라스가 은퇴 후 어떤 일로 팬들의 사랑을 받게 될 지 관심을 모으고 있다. (서울=연합뉴스) 박재천기자 jcpark@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