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기업의 수익이 지난 2.4분기에 크게 개선된것으로 나타나자 이것이 미 경제가 본격 회복되고 있음을 뒷받침하는 증거인지 아닌지를 두고 전문가들간에 논쟁이 벌어지고 있다고 월 스트리트 저널 인터넷판이 5일 보도했다. 다수의 전문가들은 경기 회복이 대세라고 자신있게 진단하는데 반해 일각에서는 경기 침체가 한창이던 지난 2001년과 지난해에도 2.4분기의 경우 `반짝 현상'이 있었음을 상기시키면서 본격적인 회복을 언급하기에는 시기상조라는 신중한 태도를 취했다. 다우존스가 자체 운영하는 `유에스 토털 마켓 인덱스' 산정 대상인 미 기업 1천500개사 이상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지난 1일 기준으로 2.4분기 순익이 전년동기비 63%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순익 총액도 1천125억달러로 경기가 호황이던 지난2000년 2.4분기 기록인 1천229억달러에 상당히 접근한 것으로 분석됐다. 다우존스는 조사대상 기업 가운데 1천251개사가 분기 순익을 기록한 것으로 발표했다고 전했다. 이들이 기록한 1천125억달러 흑자는 전년동기의 692억달러 적자와크게 대조되는 것이다. 전문가들은 지난 2.4분기 회계가 미 당국에 의해 대폭 강화된 새로운 기준에 의해 산정된 것이라면서 따라서 기업 수익성 개선이 "실질적인 것"이라고 강조했다. 웰 캐피털 매니지먼트의 수석투자전략가 제임스 폴센은 저널에 "지난 몇분기 동안 경기 회복을 향한 긍정적인 조짐들이 있었다"면서 "이제는 그 추세에 속도가 더붙었다"고 말했다. 폴센은 "지난해는 경기 회복을 자신있게 말하기가 힘들었던게 사실"이라면서 그러나 "이제는 판매가 회복되고 있다고 확실히 얘기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전문가들은 기업 수익성 개선이 본격적인 경기 회복을 뒷받침하는 결정적인 발판이라고 말했다. 왜냐하면 기업이 수익성 개선을 확신해야만 고용과 투자를 본격적으로 늘리기 때문이다. 이들은 다우존스 인덱스가 기업구조조정 비용과 1회성 재고결손처리 등을 회계평가시 제외하지 않기 때문에 이 지수가 의미하는 내용이 `부풀려지지 않은 실질적인 것'이라고 평가했다. 전문가들은 완연한 경기회복 조짐이 또다른 분석에 의해서도 뒷받침된다면서 기업구조조정 비용 등을 제외하고 기업 수익성을 평가하는 톰슨 파이낸셜 퍼스트 콜이스탠더드 앤드 푸어스(S&P) 500 대기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413개사가 지난 2.4분기 주당수익이 한해 전에 비해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음을 지적했다. 톰슨측은 월마트나 홈디포 등 대형 양판점을 포함해 500 대기업 모두가 분기 실적을 발표하면 대략 주당수익률 상승폭이 10% 수준이 되지 않겠느냐고 내다봤다. 다우존스가 지난 5월 28일-7월 28일 조사한 바에 따르면 231개 미국 기업이 이익 배당을 높였으며 이 가운데 처음으로 배당한 기업이 43개사로 나타났다. 한해 전조사 때는 고작 140개 기업만 이익 배당을 늘렸으며 첫 배당 기업수도 20개사에 불과했다. 그러나 기업 수익성 개선을 신중하게 평가해야 한다는 견해도 만만치 않다. IBM의 존 조이스 재무책임자(CFO)는 저널에 "지난 2001년과 지난해에도 2.4분기에는 (반짝) 회복세가 나타났음을 잊어서는 안된다"면서 "물론 올해의 경우 상황이많이 좋아지기는 했으나 IBM은 결코 방심하지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타이코 인터내셔널의 경우 최신 분기에 5억6천600만달러의 순익을 올려 지난해전체에 기록된 손실 26억달러에 비해 실적이 크게 개선되기는 했으나 당시는 근 10억달러의 구조조정 및 결손처리 비용이 포함됐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인터넷 서비스 업체인 베리사인이 이번에 분기 손실을 1억4천300만달러로 지난해 전체의 47억달러에 비해 크게 줄인 것도 이런 맥락에서 파악해야 한다고 신중론자들은 강조했다. 이들은 또 2.4분기의 회복세가 아직은 경제 전반으로 확산되지 못한 상태라면서제약, 식당 및 자동차의 경우 여전히 순손실에서 헤어나지 못하고 있음을 강조했다. 반면 에너지 회사와 투자은행의 경우 수익성이 크게 개선된 것으로 나타났다. 셰브론 텍사코의 경우 2.4분기 순익 증가율이 한해 전에 비해 무려 293%에 달했으며JP 모건 스탠리도 78% 상승한 것으로 집계됐다. 그러나 에너지 회사와 투자은행의 경우 그간의 유가 강세와 저금리 추세라는 경영외적 요인이 이같은 수익성 개선에 큰 요인이 된 것으로 전문가들은 분석했다. 즉 너무 좋아해서만은 안된다는 것이다. 톰슨 파이낸셜의 리서치 책임자 척 힐은 저널에 "경기가 좋아지는 것만은 분명하다"면서 그러나 "여전히 위험한 구석들이 남아있다"고 말했다. 그는 "기업 실적이무난한 것으로 보이기는 한다"면서 그러나 "달러 가치와 에너지 가격 수준 등을 감안하면 지금의 매출증가 추세에 여전히 문제가 있음을 부인할 수 없다"고 강조했다. 전문가들은 이와 함께 제너럴 모터스와 아메리칸항공 등이 연기금 고갈로 고통받고 있다는 점과 마이크로소프트 등 일부 기업이 앞장서 스톡옵션을 비용 처리하기시작한 것도 기업 수익성 개선의 발목을 붙잡는 변수라고 지적했다. 그렇다고 너무 신중한 것이 바람직하지 않다는 목소리도 제시된다. 실물경제 전문가 낸시 라자르는 저널에 "신중하자고들 하나 얼마나 더 긍정적인 지표들이 나와야 `경기가 본격적으로 회복되기 시작했다'는 점을 인정할 것인가"라고 반문하면서"이만하면 미국 경제가 본격적으로 상승세로 돌아섰다고 얘기해도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서울=연합뉴스) 선재규 기자 jksun@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