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몽헌 현대아산 회장의 빈소가 마련된 서울 송파구 풍납동 서울아산병원에는 4일 청와대와 정계, 재계 등 각계의 조문행렬이 줄을 이었다. …청와대 문희상 비서실장과 반기문 외교보좌관은 이날 오후 6시30분께 빈소를 찾아 노무현 대통령의 부의금을 대신 전달했다. 문 실장은 "노 대통령이 휴가 관계로 대신 빈소를 찾았다"며 정몽구 현대ㆍ기아차 회장 등 유가족을 위로하고 김윤규 현대아산 사장과 30분 정도 대화를 나누다 빈소를 떠났다. 노 대통령은 이에 앞서 조화를 빈소에 보내 조의를 표했다. …정몽헌 회장의 장례위원장이기도 한 김윤규 사장은 빈소를 찾은 임동원 전 국정원장에게 "회장님이 다 막으려고 돌아가신 것"이라며 흐느꼈다. 김 사장의 이같은 발언은 정 회장이 최근 대북송금 의혹과 관련한 일련의 사태에 심적인 고통을 느껴왔음을 시사한 것으로 풀이된다. 임동원씨는 조문을 마치고 돌아가면서 "김대중 전 대통령을 대신해 애도를 표시하기 위해 왔다"고 말하고 김 사장의 발언에 대해서는 별다른 언급을 하지 않았다. …전경련의 손길승 회장을 비롯한 김각중 명예회장(경방 회장)과 현명관 부회장,이규황 전무 등 임원진은 이날 오후 3시50분께 빈소를 찾았다. 손 회장은 "우리나라에는 여러가지 과제가 남아 있는데 이렇게 젊고 유능한 기업가를 잃게 돼 매우 안타깝다"며 "왜 이런 일이 발생할 수밖에 없었는지 분석하고 향후 어떻게 대처할 것인지 의논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날 오후 박용오 두산 회장이 다녀갔으며 한국경영자총협회 김창성 회장과 조남홍 부회장, 이건희 삼성 회장의 아들인 이재용 삼성전자 상무 등 재계 인사들의 조문이 이날 밤늦게까지 계속됐다. 또 정몽헌 회장과 평소 알고 지내던 제프리 존스 주한미국상의 명예회장 등 외국인들도 빈소를 찾기도. …현대아산은 정주영체육관 건설을 위한 평양 사무소와 중국 베이징 연락사무소에 정몽헌 회장 분향소를 설치했다고 이날 밝혔다. 현대아산은 이날 오후 속초 사무소와 금강산 온정각에도 분향소를 마련해 직원과 관광객의 조문을 받았으며 자사 홈페이지(www.hyundai asan.com)에도 사이버 분향소를 열었다. 지난 2001년 3월 정주영 명예회장 별세 때도 금강산 분향소가 마련돼 북한측 인사들이 조문했었다. 장경영ㆍ김현석 기자 longru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