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떻게 이런 일이 일어날 수 있습니까" 대북사업을 주도해온 정몽헌 현대아산이사회 회장의 사망소식이 전해진 4일 속초항 현대여객터미널에 위치해 있는 현대아산 속초사무소는 하루종일 침울했다. 이날 오전 정 회장의 사망소식을 접하면서 출근한 20여명의 직원들은 낮 12시들어올 설봉호의 입항을 준비하는 작업을 하면서도 일이 손에 잡히지 않는 분위기였으며 낮 11시께부터 관광객 출항업무를 다시 시작해서 오후 3시쯤 마감하고 관광객이 썰물처럼 빠져나가자 터미널은 또다시 무거운 침묵으로 가라 앉았다. 일부 직원은 터미널 로비에 설치된 TV 앞에서 정 회장의 사망관련 뉴스를 시청하며 한숨을 짖는 가 하면 일부 직원은 터미널앞에서 담배를 피워무는 등 답답한 심경을 달래기 위해 애쓰는 모습이었다. 현대아산 속초사무소 직원들이 이처럼 정 회장의 사망소식에 안타까워 하는 것은 현대가 추진해온 각종 대북사업의 한 가운데에 금강산 관광이 있다보니 금강산을 드나드는 정 회장을 자주 접할수 있었을 뿐 아니라 가장 일선에서 모든 것을 챙겨야 하는 업무의 특수성 때문에 금강산 관광과 동고동락을 함께하고 있는 것이나마찬가지였기 때문. 물론 금강산 현지에서 근무하는 직원과 본사에서 근무하는 직원도 있지만 현대아산 속초사무소 직원들은 설봉호가 운항을 시작한 이후 지금까지 사실상의 최일선에서 업무를 챙기며 금강산 관광과 희로애락을 함께 했다. 사스(SARS.중증호흡기증후군)를 이유로 북측이 관광을 중단하면서 금강산에서철수하는 직원들을 지켜봐야 했을 때의 답답함, 올해 2월 육로관광이 국민의 관심속에 출발했을 때의 설렘, 2차례의 일반인 관광이후 기약없이 육로관광이 중단됐을 때의 침울함 등 현대아산 속초사무소 직원들은 그야말로 현지에서 금강산 관광과 함께슬퍼하고 기뻐했다. 따라서 사스로 중단됐던 관광이 재개되고 다음달 1일이면 막혔던 육로도 다시열린다는 기대감에서 맞은 이번 비보는 이날 오후 관광객을 금강산으로 떠나보낸 후터미널 귀빈실에 빈소를 마련하는 직원들에게 있어 침통함 그 자체다. 이런 가운데 정 회장의 사망과 관련해 세간에서 제기되는 "험난한 산을 넘어온금강산 관광에 또 다시 어떤 고난을 닥칠지도 모른다"는 우려까지 겹쳐 직원들의 어깨를 더욱 무겁게 만들고 있다. 현대아산 속초사무소 김송철 소장은 "지난달 금강산을 다녀오면서 많은 것을 합의하고 돌아온 회장님이 갑자기 사망했다는 소식이 믿어지지 않는다"며 "답보상태인사업도 어느 정도 풀려나가는 상황인데 왜 갑자기 돌아가셨는지 도무지 모르겠다"고애석해 했다. (속초=연합뉴스) 이종건 기자 momo@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