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 정부는 체첸의 완전한 분리 독립을요구하는 무장 세력 지도자 아슬란 마스하도프와 대화할 생각이 없다고 세르게이 이바노프 국방장관이 16일 밝혔다. 체첸 수도 그로즈니 동부 한칼라를 방문중인 이바노프 장관은 "마스하도프는 현재 1천300여명의 무장 병력을 이끌고 유혈 저항을 계속하고 있다"면서 이같이 말했다고 주요 언론이 전했다. 그는 "나는 그(마스하도프와 대화) 가능성을 완전히 배제한다. 그것은 전혀 불가능하다"고 잘라 말했다. 이바노프 장관은 또 "마스하도프와의 대화를 요구하는 것은 9.11 테러 이후 쫓겨난 아프가니스탄 탈레반 정권 지도자 물라 오마르와 대화하라는 것과 같다"고 덧붙였다. 이어 마스하도프의 오는 10월 대선 출마 자격 논란에 대해서는 "그는 출마 자격이 없다"고 일축했다. 러시아는 당초 1997년 1월 주민 투표로 체첸 대통령에 당선된 마스하도프를 대화 상대로 인정했으나, 이후 유혈 저항이 계속되자 테러리스트로 규정해 정통성을 부인하고 있다. 이바노프 장관의 이같은 발언은 체첸 사태의 정치적 해결을 위해서는 무장 세력과도 만나야 한다는 인권 단체들의 지적을 정면 거부하는 것으로, 체첸에 대한 강경입장을 반영한다. 한편 러시아는 1994-96년 1차에 체첸전 이후 10여년째 계속되고 있는 유혈 분쟁을 마무리하기 위해 오는 10월 5일 새 체첸 대통령 선출을 위한 대선을 실시키로 했으나 체첸 무장 세력의 폭탄 테러 및 무장 저항은 수그러들지 않고 있다. (모스크바=연합뉴스) 이봉준 특파원 joon@yonhapnew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