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저 페더러(21.스위스)가 올시즌 세번째 메이저대회인 윔블던테니스에서 정상에 올라 메이저 우승자 대열에 가세했다. 4번 시드의 페더러는 6일(이하 한국시간) 밤 영국 윔블던의 올잉글랜드클럽 센터코트에서 열린 대회 남자 단식 결승에서 마크 필리포시스(호주)를 1시간56분만에3-0(7-6 6-2 7-6)으로 완파하고 우승트로피를 안았다. 최근 잔디코트에서 열린 게리웨버오픈 제패로 우승후보군에 이름을 올렸던 페더러는 이로써 생애 처음 메이저대회 타이틀을 거머쥐는 감격을 누렸다. 스위스 출신이 이 대회 남자 단식 패권을 차지하기는 페더러가 처음이며 우승상금은 57만5천파운드. 지난 98년 프로에 뛰어든 페더러는 통산 투어대회 우승 횟수를 '9'로 늘리며 남자테니스의 새로운 강자로 우뚝 섰다. 페더러는 7일 발표되는 남자프로테니스(ATP) 투어 랭킹에서 자신의 최고기록인3위로 두 계단 오른다. 이로써 남자테니스는 앤드리 애거시(호주오픈), 후안 카를로스 페레로(프랑스오픈), 페더러(윔블던) 등 올 메이저대회마다 다른 얼굴을 정상에 올리며 확실한 '춘추전국시대'임을 입증했다. 지난 5월 함부르크마스터스 16강에서 필리포시스에 당한 패배를 말끔하게 설욕한 페더러는 역대 전적에서도 3승1패의 우위를 점했고 오는 9월 호주 멜버른에서열리는 스위스-호주간 데이비스컵 4강전 전망도 밝게 했다. 페더러와 필리포시시가 잔디코트에서 맞붙은 것은 처음인 가운데 결승까지 단 1세트만 내줬던 페더러의 상승세는 멈추지 않았다. 이날 페더러는 서비스와 스트로크가 위력을 떨치면서 필리포시스의 장기인 서비스 에이스 경쟁에서도 오히려 21-14로 크게 앞섰다. 서로 서비스게임을 지키는 등 승부는 처음부터 팽팽한 시소게임의 연속이었지만페더러가 타이브레이크 접전 끝에 1세트를 따내면서 균형은 쉽게 깨졌다. 페더러는 2세트 시작과 함께 필리포시스의 서비스게임을 브레이크, 기세를 올리면서 6-2로 손쉽게 마무리했고 마지막세트에서도 필리포시스의 거센 추격을 타이브레이크에서 뿌리치며 승부에 마침표를 찍었다. 기나긴 무릎부상의 터널을 뚫고 재기에 성공한 필리포시스는 강력한 우승후보애거시를 4회전에서 꺾고 기대를 부풀렸으나 페더러의 벽에 막혀 첫 메이저대회 우승의 꿈을 다음으로 미뤘다. 여자 복식에서는 2번 시드의 킴 클리스터스(벨기에)-스기야마 아이(일본)조가톱시드의 파올라 수아레스(아르헨티나)-루아노 파스쿠알(스페인)조를 2-0(6-4 6-4)으로 물리치고 우승했다. 지난 2001년 대회에서 준우승했던 클리스터스-스기야마조는 프랑스오픈에 이어윔블던까지 우승하면서 최고의 파트너임을 재확인했다. 혼합복식 결승에서는 마르티나 나브라틸로바(미국)-레안더 파에스(인도)조가 앤디 램(이스라엘)-아나스타샤 로디오노바(러시아)조를 2-0(6-3 6-3)으로 제압하고 우승했다. 46세의 나브라틸로바는 이로써 윔블던에서 모두 20개(단식 9개, 여자복식 7개.혼합복식 4개)의 우승컵을 안아 빌리 진 킹(미국)과 타이를 이뤘으며 최고령 우승 기록을 세웠다. (서울=연합뉴스) 박재천기자 jcpark@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