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남호 한진중공업 부회장(52)과 조수호 한진해운 부회장(49)이 1일 각각 회장으로 승진했다. 이로써 고 조중훈 한진그룹 창업주의 네 아들인 양호(대한항공 회장) 남호 수호 정호(메리츠증권 회장)씨가 모두 소그룹 회장으로서 실질적인 독자경영 기반을 갖추게 됐다. 두 사람의 승진은 지난해 11월 조중훈 회장 별세 이후 조기에 가시화될 것으로 점쳐져 왔으나 올들어 이라크 전쟁과 사스 확산 등 불투명한 대외여건으로 인해 8개월 동안 미뤄져 왔다. 조남호 회장은 한진중공업 한일레저 한국종합기술개발공사 등 3개사를 경영하고 있으며 그동안 조기 계열분리를 위해 한진중공업에 대한 개인 지분을 꾸준히 늘려 최대주주(13.01%)가 됐다. 반면 한진해운은 최근 중공업 지분 4.75%를 전량 매각했고 종전 최대주주였던 대한항공도 지분을 7.92%로 낮췄다. 한진중공업은 이어 자사주 3백만주를 추가로 취득할 예정이어서 안정적인 경영권을 확보하는 데도 나섰다. 이미 수년 전부터 독자경영을 해온 조수호 회장은 국내 최대 선사인 한진해운을 비롯해 거양해운 싸이버로지텍 등을 거느리고 있다. 하지만 조남호 회장과 달리 대한항공이 여전히 한진해운의 대주주로 있고 지급보증을 떨쳐버리지 못하고 있는 점이 계열분리의 걸림돌이다. 회사 관계자는 "계열분리가 단시일내 이뤄지기는 어렵지만 오너 형제분들간에 독립경영에 대한 조율이 끝난 상태"라며 "당분간 회사 실적 향상에 주력해 계열분리에 대비할 생각"이라고 말했다. 막내인 조정호 회장이 이끄는 금융 소그룹(동양화재 한불종금)은 지난 5월 동양화재와 한진-한진중공업간 상호지분을 정리하면서 계열분리를 완료했다. 조일훈 기자 ji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