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니 플레이스테이션2(PS2)와 마이크로소프트(MS)X박스가 국내 비디오 게임 콘솔(가정용 비디오 게임기) 시장의 주도권을 놓고 전면전에 돌입했다. 두 회사는 앞서거니 뒤서거니 가격 인하와 특별 할인 조치를 발표하는가 하면하반기에는 초고속인터넷을 통해 서로 다른 곳에 있는 사용자들끼리 대화를 나누며게임을 즐길 수 있는 온라인 네트워크 서비스를 선보이고 대작 게임 타이틀을 잇따라 내놓을 예정이다. 소니 PS2와 MS X박스 사이의 싸움은 게임기를 몇 대 판다는 단순한 차원의 문제를 넘어 `전 세계 IT 업계를 선도하는 두 초일류기업 중 어느 쪽이 차세대 디지털융합 산업의 주도권을 쥐느냐' 하는 문제와 직결돼 있어 더욱 관심을 끈다. 양사는 `PS2 온라인'과 `X박스 라이브'로 각각 명명된 네트워크 게임 서비스를계기로 PS2와 X박스를 디지털 엔터테인먼트와 홈 네트워킹의 중심으로 발전시키는한편 오는 2005~2007년께 나올 것으로 예측되는 이들의 후속 모델을 차세대 디지털융합 사업의 핵심으로 키워 나간다는 전략을 여러 경로로 밝힌 바 있다. 특히 초고속인터넷망이 전세계에서 가장 널리 보급돼 있으며 `리니지' 등 PC기반 온라인게임과 `스타크래프트' 등 네트워크 플레이용 PC게임이 보편화돼 있어 여러모로 앞선 환경을 갖춘 국내 시장에서 양측의 대결은 전세계 시장의 향후 판도를결정할 시금석이 될 수도 있다는 게 업계의 평가다. ▲도전자 MS = 지난해 말 국내에 X박스를 출시한 한국 MS는 최근 X박스 본체 가격을 10.6% 내려 24만9천800원으로 조정하고 대작 타이틀 출시 계획을 잇따라 내놓는 등 시장을 확대해 나가는 공격적인 전략을 구사하고 있다. 인하 전 X박스의 가격은 27만9천400원으로 경쟁 기종인 PS2보다 6천600원 비쌌으나 오는 30일부로 가격이 인하되면서 오히려 PS2보다 2만3천원 낮은 가격에 팔리게 됐다. 이와 함께 X박스 게임 타이틀 중 일부의 가격을 인하, 4만2천~5만2천원선이었던가격대를 2만9천~5만2천원선으로 조정했다. 한국 MS는 올해 하반기에 대작 타이틀을 잇따라 발매해 현재 약 50가지인 국내발매 타이틀 수를 올해 말까지 약 150개로 늘리고 하반기에는 X박스 라이브 국내서비스를 개시한다는 계획을 세웠다. X박스는 지난해 12월 말 국내에 처음 출시된 이후 2만5천~3만5천대가 팔린 것으로 업계에서는 추산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한국 MS가 X박스의 성장세를 가속하기 위해 여름철을 앞두고 시장을 확대해 나가는 공격적인 전략이 필요하다고 판단한 것을 보인다"고 설명했다. ▲선발주자 소니 = 가격인하를 앞세운 후발주자 MS의 추격 전략에 선발주자 소니 또한 특별할인 패키지 발매 등 사실상의 가격인하로 맞섰다. 지난해 2월 국내에 PS2를 출시한 소니는 내달 3일 `PS2 온라인'용 게임인 `소콤(SOCOM: U.S. Navy SEALs)'의 국내 서비스를 개시하면서 이를 기념해 PS2 본체와 콘트롤러가 든 기본 패키지에 PS2전용 네트워크 어댑터와 소콤 체험판을 함께 넣은 특별 한정판 `PS2 온라인 스페셜 팩'을 기존의 기본 패키지 가격과 똑같은 27만2천800원에 판매한다. 기본 패키지에 DVD용 리모콘을 함께 넣어 파는 `DVD 스페셜 팩'을 이와 똑같은가격으로 파는 행사는 이미 진행되고 있다. PS2의 경우는 발매 이전에 소비자들이 개인적으로 들여온 물량까지 합쳐 50만~60만대가 국내에 보급된 것으로 업계는 추산하고 있다. 소니는 올해 하반기 온라인 PC 게임방과 비슷한 `플스방'을 전국에 구축하는 사업을 추진키로 하고 최근 LG상사와 SK㈜를 상업용 PS2 사업(일명 `플스방' 사업)의공식 사업권자로 지정하는 등 선발주자로서의 우위를 굳히는 작업에 들어갔다. (서울=연합뉴스) 임화섭기자 solatido@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