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에선 흑인이나 히스패닉(스페인어를 모국어로 쓰는 인종),아시안 등 이른바 소수계 인종에 대한 적절한 우대 여부가 항상 논쟁을 불러일으킨다. 얼마 전 미시간 대학에서도 문제가 됐지만,입학 사정 때 소수계 인종 학생들에게 어느 정도 가산점을 줄 것인지를 놓고 논란이 계속되고 있다. 기업에서도 똑같은 문제가 대두되고 있다. 연방정부 조달에서 소수계 인종 기업을 얼마나 배려할 지가 쟁점이 되고 있다. 워싱턴DC에 본부를 둔 소수계 비즈니스 원탁회의(MBRT)가 관심을 끄는 것도 이런 이유에서다. 소수계 기업인들의 이익을 대변하는 이 단체는 맨손으로 미국에 와 '아메리칸 드림'을 이룬 기업인이 만들었다. 이들은 네트워크를 구성해 정보를 나누고,주류 기업인들에 치여 불이익을 당하지 않도록 의회와 정부 등을 집중 공략하는 로비스트의 역할도 한다. 이 단체가 최근 워싱턴에서 '미국의 심장'이라는 주제로 주최한 컨퍼런스에 갔다가 놀랐다. 60여 회원들이 참가한 그 컨퍼런스에서 한국계 기업인을 볼 수 없었기 때문이다. 히스패닉 중국계보다는 못하지만,미국이민 1백년 역사를 갖고 있는 한국 위상을 감안할 때 당연히 교포기업인들이 참석했을 것으로 기대했다. 주최측에 물어봤더니 선뜻 대답을 못한다. 별로 없거나,있어도 활동이 활발치 않다는 것을 느낄 수 있었다. 관계자는 다른 몇몇 회원들에게 물어본 뒤 뉴욕에서 Design LLC를 운영하고 있는 제이 리 사장이 얼마 전 회원으로 가입했다고 알려줬다. 하지만 이날 컨퍼런스에는 오지 않았다. 이 단체에 회원으로 가입하기란 그리 어렵지 않다. 아메리칸 드림을 위해 뛰는 한국기업인들은 수없이 많다. 소수계 인종에 대한 연방정부의 배려는 그들에게 좋은 출발점이 될 수 있다. 소수계 비즈니스 원탁회의는 그렇게 성공한 기업인들이 자신들의 기업을 더 키우고,후배 기업인들에게도 더 많은 기회의 창을 열어주기 위해 만든 모임이기도 하다. 한국계 기업인들이 이런 단체에서 좀 더 적극적으로 활동할 때 소수계 기업인들에게 돌아오는 몫도 더 커질 것이다. 워싱턴=고광철 특파원 gwa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