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극심한 침체에 빠졌던 일본 사무라이본드 시장이 되살아나고 있다.


사실상 제로 수준인 일본의 초저금리로 인해 이자수입이 거의 없는 일본투자자들이 상대적으로 고금리를 보장해 주는 사무라이본드로 몰리고 있기 때문이다.


사무라이본드는 외국정부와 기업들이 일본에서 발행하는 엔화표시채로,일본국채보다 최소 3배 이상의 수익을 보장해 주고 있다.


◆작년보다 30% 이상 늘어날 듯=블룸버그통신은 9일 올들어 지난 5월까지 발행된 사무라이본드가 2천7백90억엔으로 작년(6천20억엔)의 절반 수준에 육박했다고 보도했다.


여기에 이달 중 예정된 것만도 폴란드정부 2백억엔,크로아티아정부 2백50억엔 등 모두 1천1백억엔에 달한다.


이에 따라 올 사무라이본드 시장 규모는 작년보다 30% 이상 급증한 8천억엔에 달할 것으로 블룸버그통신은 예상했다.


지난해 사무라이본드 발행액은 2001년(1조5천1백억엔)의 절반에도 미치지 못했다.


엔론과 MCI 등 주요 미국기업들이 분식회계 여파로 파산,큰 손해를 입은 일본투자자들이 이 시장을 외면한 결과였다.


올들어 사무라이본드를 가장 많이 발행한 국가는 미국으로 지난 5월22일 씨티은행이 1천6백50억엔어치를 발행하는 등 전체의 70%를 차지하고 있다.


한국도 주요 발행국으로 5월28일 동서발전의 2백억엔에 이어 이달에는 한국산업은행이 6백50억엔 규모의 사무라이본드를 발행할 계획이다.


◆3배 이상의 투자수익 보장=일본투자자들에게 사무라이본드는 안정적 고수익 투자상품이다.


사무라이본드는 연일 사상 최저 금리를 경신 중인 일본국채에 비해 최소 3배 이상의 투자수익을 보장한다.


실제로 씨티은행이 지난달 발행한 5년만기 사무라이본드의 표면금리는 연 0.49%로 5년만기 일본국채금리(0.16%)의 3배다.


동서발전의 사무라이본드(5년만기) 금리는 연 1.33%로 8배나 된다.


금리차가 이렇게 크니 일본인들이 사무라이본드에 몰리지 않을 수 없는 것이다.


더욱이 일본정부가 지난 4월 사무라이본드 발행요건을 대폭 완화,이 시장의 회복을 제도적으로 받쳐주고 있다.


그동안 일본증시에 상장되지 않은 외국기업들의 사무라이본드 발행을 제한해온 일본정부는 앞으로 2년간 외국기업들이 장외시장에 등록만 하면 발행할 수 있도록 했다.


외국기업과 정부로서는 자국에서보다 훨씬 낮은 금리로 해외자금을 유치할수 있고,투자자 다변화라는 이점도 있어 사무라이본드 발행에 적극 나서고 있다.


이정훈 기자 leehoo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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