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단시약 전문업체인 에스디(www.standardia.com)가 미국에서 공개한 코로나 바이러스 염기서열 정보를 바탕으로 사스(SARS·중증 급성호흡기증후군) 항체 진단키트를 개발해 화제다. 에스디는 식품의약품안전청에 항체 진단키트의 제조 및 판매 허가를 신청했다. 에스디가 발빠르게 사스 항체 진단키트를 개발할 수 있었던 배경으로는 기술개발에 온힘을 쏟아온 조영식 대표(43)의 경영방침을 우선 꼽을 수 있다. "회사 설립 이듬해인 지난 2000년 참가한 해외전시회에서 제품 주문은 많이 받았으나 막상 제품의 질이 고객이 원하는 수준을 따라가지 못해 어려움을 겪었던 경험이 있습니다." 조 대표는 전시회 후 제품의 질을 높이지 못하면 경쟁에서 살아남을 수 없다는 인식을 갖게 됐고 이를 계기로 핵심 기술 확보에 주력하게 됐다고 털어놨다. 하지만 그는 '세계 최초 기술'을 노리고 장기 프로젝트만을 고집하지는 않는다. 조 대표의 기술개발 방침은 쉬운 것부터 차근차근 단계적으로 개발하는 것이다. "평범하고 팔기 쉬운 제품을 위한 기술을 먼저 공략해야 승산이 있다"는 게 그의 지론이다. 그가 주력 사업분야로 래피드(Rapid) 진단시약을 선택한 것도 바로 이같은 이유 때문이다. 조 대표는 녹십자에서 진단시약 개발 생산책임자로 13년 동안 한 우물을 파왔다. IMF 직후에는 녹십자 진단시약부문 마케팅 책임자로 매출 신장에 결정적 역할을 하기도 했다. 에스디는 세계에서 세 번째로 초고속 면역진단시약 제조의 핵심 물질인 '골드 콘주게이트(gold conjugate)'를 개발했다. 현재 에이즈,B형 및 C형 간염,매독,말라리아,간암 등을 진단할 수 있는 40여종의 진단키트를 자체 개발해 세계보건기구(WHO)를 비롯 각국에 수출하고 있다. 조 대표는 "이번에 개발한 사스 항체 진단키트를 이용하면 짧은 시간에 사스 감염 여부를 판정할 수 있어 사스 확산을 막는 데 큰 도움이 될 것"이라며 "식약청의 허가를 받는 대로 국내는 물론 전세계를 대상으로 판매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송대섭 기자 dsso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