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물연대의 파업을 어떻게 봐야 합니까." 화물연대의 파업이 물류대란으로 확산된 지난주 도이치증권의 임성근 지점장이 땅이 꺼져라 한숨을 내쉬며 전화를 걸어왔다. 지난해 있었던 발전노조 파업, 올해초 두산중공업 파업사태에 이어 대규모 물류파업이 잇따르자 외국 투자자들이 한국을 떠나지 않을까 우려하는 목소리였다. 물론 이런 우려는 그만의 경우가 아니다. 해마다 반복되는 파업은 매스컴을 타고 전세계로 전해진다. 머리에 붉은 띠를 두르고 쇠파이프를 든 채 투쟁에 나선 노조원들의 모습은 누가 봐도 섬뜩하기까지 하다. 이를 접하는 외국 투자자나 외국기업의 한국에 대한 투자의욕이 꺾인다는 것은 두말할 나위가 없는 것이다. "턱없이 높은 고율의 임금 인상을 해마다 요구하고 불법파업 주도자가 버젓이 기자회견을 하는 상황을 보면 한국은 상식이 통하지 않는 나라 같기도 해요." 어느 주한 외국기업 CEO(최고경영자)의 얘기다. 노사 어느 쪽에 문제가 있든 없든 한 해도 거르지 않고 계속되는 노조의 투쟁적 분규, 한달이고 두달이고 맞서는 협상문화에 외국 투자자들은 신물이 나 있다. 동북아 경제중심 국가를 만들겠다는 국가 비전이 법과 원칙이 실종된 채 추진되고 있는데 대해선 도무지 이해할 수 없다는 반응이다. 제프리 존스 암참(AMCHAM.주한 미국상공회의소) 명예회장은 "성숙하지 못한 한국의 노사관계는 기업 활동에 가장 큰 걸림돌로 작용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또 "임금 수준은 거의 선진국 수준에 육박했지만 생산성 증가율은 선진국에 훨씬 미치지 못한다"면서 투쟁으로 일관하는 노조의 각성을 촉구하기도 했다. [ /특별취재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