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무현(盧武鉉) 대통령이 7일 정대철(鄭大哲) 대표 등 민주당 지도부와의 회동에서 신당문제에 대해 어떤 입장을 표시할지 관심을 모으고 있다. 노 대통령은 최근 TV토론에 출연, "내 속은 뻔하다"면서도 신당 추진 등 당개혁 문제에 개입하지 않을 뜻을 분명히 한 바 있다. 당정분리 원칙을 정치개혁 과제의 우선 순위로 놓고 있는 입장에서 과거와 같이 대통령이 당 문제를 좌우하고 `배후 조정'하는 것은 퇴보이며 그럴만한 `힘'도 갖고 있지 않은데다 노심(盧心) 논란으로 오히려 개혁취지가 퇴색할 것이라는 판단에서다. 노 대통령은 때문에 정 대표와의 단독회동 15분을 포함, 이날 50분간 계획된 당 지도부와의 만남에서도 `노심=무심(無心)' 입장을 견지한다는 자세다. 문희상(文喜相) 비서실장은 기자들과 만나 "대통령은 특별히 말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고 유인태(柳寅泰) 정무수석도 "신당문제에 대해서는 대통령이 왈가왈부할 성질이 아니다"고 강조했다. 그러나 다른 청와대 관계자는 "짧지만 정 대표와 따로 만나는 시간이 할애돼 있고, 당쪽에서 신당얘기를 많이 하게 되면 자연스럽게 관련언급이 나올 지도 모른다"고 다소 다른 예상을 내놨다. 하지만 이런 일각의 관측에도 불구하고 신당 추진 방법과 주체, 주도권 문제 등을 둘러싸고 당내 신.구주류 등 계파간 논란이 심화되고 있는 상황에서 노 대통령이 신당문제에 대해 구체적으로 언급할 가능성은 희박해 보인다. 언급이 있더라도 탈지역주의 전국정당화, 당원이 주인되는 시스템 정립 등 원론적인 수준의 개혁방향을 밝히는 등 평소 지론을 펼 가능성이 높다는 것이다. 결국 문제는 "내 속은 뻔하다"는 노 대통령의 뜻이 당.청와대간 채널을 통해 교류되고, 나아가 당내 어떤 계파가 `노심' 확보를 전제로 개혁 드라이브를 걸어나갈지가 관심사로 요약된다. 이와 관련, 노 대통령은 최근 당 인사들과의 접촉에서 민주당 틀 유지 및 개보수 신장개업에 대해 실망감을 표시하면서 지역색 탈피를 강조한 것으로 알려져 있고 청와대 핵심관계자들도 "지금 민주당 체제로는 안된다"며 노심이 `개보수'가 아니라`신축'으로 기운지 오래라고 밝히고 있어 주목된다. 노 대통령은 그 연장선상에서 특히 `노무현식 새정치 시대'를 맞아 주류 교체가 필요하다는 인식을 갖고 있는 것으로 주변에서는 보고 있다. 후보시절부터 노 대통령은 "상황이 바뀌면 그 상황에 맞게 앞줄에 설 사람은 앞줄에 서고, 뒤로 빠져야 할 사람은 뒤로 빠져야 하는게 맞다"는 입장을 밝혀왔다. 이 점에서 노 대통령의 신당문제에 대한 태도는 정치권 호사가들의 분석에 의하면 개혁신당이냐 통합신당이냐, 개혁적 통합신당이냐를 놓고 볼 때 개혁신당과 개혁적 통합신당의 중간지점에 위치시킬 수 있다고 보는 분석이 있고, 풀어서 말하면 인위적 인적청산은 불필요하지만 자연스럽게 신축과정에서 주류 교체가 이뤄져야 하며 이뤄질 것이라는 판단을 내리고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서울=연합뉴스) 고형규 기자 khg@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