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당의 무기력증이 날로 심화되고 있다. 북핵문제, 경제난 등 국정 현안에 대해 집권당으로서 제 목소리를 내지 못한 채신.구주류간 집안싸움으로 지새우고 있다. 북한의 핵보유 시인이라는 메가톤급 뉴스가 나와도 딴 나라 일처럼 의례적인 정부 대책 촉구 논평조차 즉각 내지 못했다. 경제.민생 현안에 대한 정부측과의 협의도 눈에 띄지 않고, 대북송금 특검법 개정협상 등 정국현안 대처에서도 내부입장을 통일시키지 못한 채 네탓싸움으로 일관하고 있다. 야당의 `무성의'를 성토하는 대변인실 논평에 힘이 실리지 못하는 이유다. 고영구(高泳耉) 국정원장 임명을 둘러싼 청와대와 한나라당간 갈등으로 정국이 경색될 조짐이지만 민주당은 국외자에 머물러 있고 당내 현안인 개혁안 마련 작업도신.구주류간 갈등만 키운 채 답보상태다. 이같은 안팎의 비판속에 4.24 재보선에서 민주당 간판을 단 후보들이 전패하자 `집권당으로서 기능 상실' `사형집행' 등의 극단적인 자가진단도 대두하고 있다. 구주류의 한 의원은 27일 "대선후 `민주당의 승리가 아니다'고 사실상 당의 해체를 선언했는데 누가 민주당을 집권당이라고 인정하고 표를 주겠느냐"고 말했고 개혁파인 임종석(任鍾晳) 의원은 "민주당은 이번 선거에서 사형선고를 받은 것에 그치지 않고 사형집행이 됐다"고 말했다. 대선에서 승리한 민주당의 이같은 무기력증은 자신들이 도입한 당정분리 체제에 대한 부적응이 내년 총선에서의 생존을 위한 당내 계파간 이해관계와 맞물려 더욱 심화되고 있다는 분석이다. 한 실무 당직자는 27일 "`제왕적 총재'를 대체해야 할 당내 세력간 협의문화와 제도화가 미처 이뤄지지 못한 상황에서 내년 총선에서 살아남기 위해 서로 자신들에게 유리한 기반을 만들겠다는 이해관계 상충까지 겹쳐 단일 정치결사체로서 기능상실 현상을 더욱 악화시키고 있다"고 말했다. 이런 가운데서도 민주당은 매달 경상비로 20억원 이상을 지출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상수(李相洙) 사무총장은 26일 평화방송 라디오 시사프로그램에서 사무총장역할의 어려움을 토로하면서 "경상비가 급료만 6억원, 지구당 지원비 6억원, 의정활동 지원비 2-3억원 등 한달에 20억원이상 들어간다"며 "후원금을 모아 꾸려가야 하는데 쉬운 일이 아니다"고 말했다. (서울=연합뉴스) 정재용기자 jjy@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