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6개월간 GM대우는 당초 예상했던 것보다 큰 성과를 이뤄냈다. 그러나 아직 많은 도전 과제가 놓여있어 갈 길이 멀다" GM대우차 닉 라일리 사장이 21일 출범 6개월을 맞아 부평 본사에서 가진 기자간담회에서 지난 6개월을 되돌아보며 보며 밝힌 소회다. 우여곡절끝에 GM에 인수돼 새로 태어난 GM대우차는 지난해 9월30일 법원의 대우차 정리계획안 인가를 거쳐 6개월여전인 10월 17일 업무를 개시, 본격 가동에 들어갔다. 준중형 신차인 라세티 출시와 수출 재개, 조직 대정비 등으로 대체로 조기 경영정상화의 기틀을 마련, 성공적으로 정착했다는 분석이나 경유승용차 허용과 경차 규격 문제 등 주요 정책 현안에서 잇따른 참패를 맛보는 등 시련을 겪기도 했다. 또 내수시장 점유율 확대와 과거 대우차 이미지 탈피, 풀 라인 구축 등도 아직 남은 과제다. ◆성과 = GM대우차는 `라세티' 출시와 9개 유럽 판매법인 등에서의 수출 재시동에 힘입어 지난달 3만7천12대를 판매, 출범 직전인 지난해 9월(1만7천990대) 대비 107% 성장했다. 창원공장에 1천200억원을 투자, T4 엔진공장을 준공하기도 했으며 공장 가동률도 출범전 대비 군산공장의 경우 53%, 창원공장은 59%, 부평공장은 83%나 높아졌다. 현재 창원공장만 2교대 작업을 하고 있으나 수출 확대로 올 하반기부터는 부평과 군산공장도 2교대 실시를 준비하고 있어 GM의 부평공장(대우인천자동차) 추가 인수도 당초 계획보다 앞당겨질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차량 1천대당 결함건수를 나타내는 `품질지수'도 레조와 마티즈가 27%, 칼로스가 22% 향상됐다. 지난달에는 신입사원 200여명을 채용하는 등 만 4년만에 처음으로 대규모 공채를 실시하기도 했다. ◆달라진 조직문화 = GM대우차는 출범 직후 효율성 강화를 위해 11단계의 직급체계를 8개로 조정한 `직급 단순화'를 단행했다. 또 브레인스토밍식으로 자유롭게 토론한 뒤 결론을 도출하는 방식으로 회의형식도 바뀌는 등 토론문화가 자리잡게 됐다. 이와 함께 GM의 생산시스템인 GMS(Global Manufacturing System)를 구축, 전세계 GM 자동차 생산 공장과 정보 교환 및 업무협조가 가능해 졌으며 이에 따라 품질 및 생산성도 크게 향상됐다고 회사측은 전했다. 낭비를 줄이고 효율을 높인 새로운 행동양식인 `Go Fast'를 도입했으며 구매를 일괄적으로 투명하게 처리하는 통합구매시스템도 운영중이다. ◆곳곳에 걸림돌 = 그러나 지난 6개월간의 `워밍 업' 기간이 평탄하기만 했던 것은 아니다. 국내 자동차업계는 GM의 대우차 인수를 올 내수시장의 가장 큰 변수로 꼽으며 적지않게 긴장했지만 현재까지만 놓고보면 GM대우차의 성적은 당초 기대에는 못미치고 있다. 수출은 큰 폭으로 증가한 반면 내수는 경기침체 등의 여파로 올 1.4분기 총 3만8천83대를 팔아 작년 같은기간(3만8천697대)에 비해 판매대수가 오히려 소폭으로 줄었고 시장점유율도 지난해 10월 8.3%에서 지난달 10.1%로 2%포인트 가량 높아지는 수준에 그쳤다. 그러나 무엇보다도 GM대우차가 겪은 가장 큰 시련은 경유승용차 허용과 경차규격 확대 문제 등 주요 정책 현안에서의 잇따른 참패였다. GM대우차는 경유승용차나 차 폭이 확대된 `유럽형' 경차 개발에서 현대.기아차등 선두주자에 당분간 우위를 빼앗길 처지가 됐으며 이 과정에서 대정부 협상능력의 `부재'를 절실히 실감하기도 했다. 이에 따라 GM대우차는 최근 GM 아시아.태평양 홍보담당 책임자인 롭 러거트씨를 홍보 및 대외협력 담당 부사장으로 긴급 `수혈', 홍보 및 대외협력 부문을 대폭 강화했다. ◆과제와 전망 = GM대우차의 가장 큰 약점은 SUV(스포츠유틸리티차량)나 대형차등 풀라인업이 갖춰지지 않았다는 점이다. 이에 못지않게 이전 대우차 이미지가 아직 소비자들에게 남아있는 것도 장애요인이다. 또 예전 대우차 인력과 외부유입 인력간의 `융화' 문제 등도 아직 해결해야 할 숙제로 남아 있다. 하지만 기술제휴 강화 등 GM과의 협력관계를 충분히 살려나간다면 후발주자로서의 한계를 이른 시일내에 극복할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도 나오고 있다. 또 올 하반기부터 북미지역에 수출을 재개하고 중국에도 라세티와 마티즈, 매그너스 등 3차종으로 처녀 진출하는 등 수출도 곧 정상화궤도에 오를 것으로 전망된다. GM대우차 관계자는 "6개월간에 모든 것을 예전상태 이상으로 회복시켜 놓겠다는것 자체가 지나친 과욕"이라며 "2004-2005년께 SUV와 대형 럭셔리 차량 출시 등 풀라인업 구축을 준비중에 있고 마케팅 강화로 이미지 변신에 주력하고 있어 제자리를 찾는데는 오랜 시간이 걸리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서울=연합뉴스) 송수경기자 hanksong@yonhap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