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군의 바그다드 함락이 임박하는 등 이라크전이 미국의 우세로 끝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그러나 공화국수비대나 사담 페다인 민병대의 행방이 묘연하고 이라크 전역에서 산발적이지만 저항이 계속되고 있어 정규전이 끝나는 대신 게릴라전이 본격적으로 시작되는 것이 아니냐는 연합군측의 우려가 커지고 있다. 미 중부사령부는 8일 "우리가 파악한 이라크군 병력 상당수의 행방이 전혀 알려지지 않고 있다"며 "살아남은 이라크군이 이용할 수 있는 전술적 선택이 아직 남아 있다는 것이 우리의 판단"이라고 말했다. 미 정보기관은 약 6만명으로 추정되는 공화국수비대 병력중 대부분이 괴멸됐지만 연대급 부대 3개의 병력에 해당하는 7천500여명 정도가 전투력을 유지하고 있는 것으로 보고 있다. 또 최대 2만명의 이르는 사담 페다인 민병대의 행방이나 탱크 등 이라크군의 무기가 얼마나 남아 있는지에 대해서도 알려진 것이 없다. 미군이 전쟁승리를 선언한 뒤에도 이라크군이 이들 병력과 무기를 동원, 치고 빠지기식의 작전을 구사할 경우 자칫 아프가니스탄의 경우처럼 게릴라전이 장기화될 수도 있다는 것이 미군측의 생각이다. 미군 지휘관들은 "바그다드와 사담 후세인 대통령의 고향이 티크리트에서 지속적인 저항이 있을 것에 대비하고 있다"며 "이라크군 지도부는 와해됐지만 지역군대나 민병대가 로켓공격, 매복, 저격 등으로 연합군을 물고 늘어질 수 있다"고 말했다. 게릴라전에 대한 우려는 영국군측에서도 나오고 있다. 알 록우드 영국군 대변인 등은 "약 1만5천명의 공화국수비대 병력이 바그다드에 남아 있는 것으로 보이며 이들과의 전투는 상당한 시간이 걸릴 것"이라며 "후세인 정권이 몰락한 뒤에도 `다이하드'식의 전투가 계속될 공산이 크다"고 말했다. 영국 해병1대대 작전장교인 스테펜 아메스 대위는 "팔레스타인과 이집트, 수단,시리아 등에서 건너온 지원병들이 쉽게 물러설 것 같지는 않다"며 "이들은 한동안 숨어지내다 다시 우리를 공격할 것"이라고 우려했다. (쿠웨이트시티 AFP=연합뉴스) karllee@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