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태 국민은행장은 9일 "신용카드 연체율이 적어도 올 2.4분기를 정점으로 꺾어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김 행장은 이날 낮 서울 프레스센터에서 열린 외신기자간담회에서 "지난 1.4분기 신용카드의 영향으로 은행 경영에 어려움이 컸지만 하반기부터는 카드사업이 호전될 것으로 본다"면서 이같이 밝혔다. 김 행장은 지난달 카드대금 관련 정상입금률이 작년 3월 수준으로 회복되고 1개월미만의 단기연체율이 하락하고 있는 점을 근거로 "실물경기가 더 악화되지 않는다면 올 2.4분기에는 신용카드 연체율이 정점에 이를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올 1.4분기 신용카드 부문은 일반 신용대출에까지 부실전이 영향을 크게미치지는 못했지만 연체율이 급등하면서 은행경영에 어려움을 줬다"며 "그러나 하반기부터는 연체율이 낮아지면서 카드부문 실적이 회복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김 행장은 이어 "SK글로벌 사태나 신용카드 문제에 따른 충당금을 제외한다면영업이익은 정상적인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며 "올 연간 실적이 작년보다 나아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는 국민카드와 은행 카드사업본부의 통합여부에 대해 "이달말까지 자문사인 UBS워버그가 합리적인 카드사업 처리방향에 대한 보고서를 낼 계획"이라며 "보고서가나오는대로 통합할 것인지 아니면 자회사로 놔두고 증자를 실시한 것인지를 결정할것"이라고 설명했다. 김 행장은 재벌그룹 여신정책과 관련, "국내 재벌의 경영은 불투명성으로 문제가 생길 소지가 크다는 판단하에 작년 한해동안 모두 2조원의 여신한도를 축소했다"며 "이번에 문제가 된 SK글로벌의 경우도 2천억원 이상을 줄였다"고 소개했다. 그는 정부를 중심으로 은행 지배구조의 적정성 문제가 제기되는데 대해 "정부가지분보다 큰 역할을 하는게 아니냐는 우려가 있기는 하지만 대주주로서 행장을 뽑는데 참여하는 것은 당연하다"며 "그러나 정부가 실제로 은행 지배구조에 관여하고 있지는 않다"고 말했다. 김 행장은 최근 신용평가기관 스탠더드 앤드 푸어스(S&P)가 국민은행 지배구조를 양호하다고 평가하는 사실을 상기시킨 뒤 "사외이사의 독립성과 전문성을 강화하고 회계투명성을 높이는 등 국내 은행중에서 가장 발전되고 선진화된 모델로 나아갈계획"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세계적 은행으로 성장하려면 자산규모를 불려야 한다는 지적에 대해 "우리는 구태여 다른 은행과 굳이 합병할 필요 없이 필요하다면 자회사를 두는 방식으로자산을 늘릴 수 있다"며 "오는 2005년까지 시가총액 250억 달러를 달성해 세계 30위권, 아시아권 3-5위의 은행으로 성장하겠다"고 포부를 밝혔다. 앞으로의 해외영업망 확대전략과 관련, "미국 등 선진국시장 진출을 늘리기 보다는 중국이나 동남아시아 등에 근거를 둔 아시아 지역은행(Regional Bank)로 발전해나갈 계획"이라며 "특히 시티은행이 한국에서 영업하는 것처럼 중국에서 현지채용인력을 늘리는 등 현지화 전략을 강화할 방침"이라고 말했다. 그는 최근 1조원 증시투입이나 카드채 유동성 지원대책에 대한 일부 주주들의불만에 대해 "자본시장이 붕괴하고 대우그룹 사태와 같은 일이 발생한다면 은행이더욱 어려워진다"고 해명했다. (서울=연합뉴스) 노효동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