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경제에 대한 `전쟁 쇼크'가 잇따라 가시화되고 있다. 제조업이 회복 국면에서 약세로 반전됐음을 뒷받침하는 지표가 나온데 이어 3일(이하 현지시간) 발표된 고용 통계와 서비스부문 지수 역시 예상보다 더 나쁜 것으로 나타났다. 전문가들은 특히 노동시장 경색이 미 경제의 핵심인 소비를 위축시켜 결국 경제가 더 주저앉는 악순환이 이뤄질 가능성이 갈수록 높아지고 있다고 우려했다. 이들은 기업들이 상황의 불확실성 때문에 고용과 투자 결정을 미루고 있다면서 전쟁 조기 종식이 현재로선 최선의 방안이라고 강조했다. 미 노동부는 지난달 29일 종료된 한주간 실업수당을 처음 청구한 인원이 계절적 요인을 감안해 전주보다 3만8천명 증가한 44만5천명이었다고 3일 밝혔다. 이는 지난해 4월 13일 종료된 주간 이후 가장 높은 수준이다. 월가에서는 당초 41만명 정도를 예상했다. 실업수당 첫 청구자가 주 기준으로 40만명을 넘기는 이번이 7주째다. 미국 노동시장에서는 이 규모가 40만명을 넘을 경우 상황이 좋지 않음을 의미한다. 오차를 줄이기 위해 4주간을 평균한 수치도 지난주 기준으로 42만6천250명으로 역시 40만명선을 넘었다. 또 실업수당을 계속 청구한 규모는 지난달 22일 끝난 한주 기준으로 10만7천명이 증가한 모두 361만명에 달했다. 이 때문에 실업률은 지난 2월 기록적인 5.8%였던 것이 3월에는 5.9-6.0%로 더 높아진 것으로 관측됐다. 전문가들은 몇달 사이 실업률이 더 상승할 수도 있다고 우려했다. 노동부는 4일 최신 실업률도 발표한다. BMO 파이낸셜 그룹의 살 과티에리 연구원은 "4월에 고용 사정이 더 악화될 수 있다"면서 노동시장이 나빠지면 소비가 위축되며 이는 결국 경제가 추가로 가라앉는 악순환으로 이어질 것이라고 우려했다. 민간경제기관인 구매관리협회(ISM)는 3일 ISM의 비제조업 지수가 3월에 47.9로 전달의 53.9에서 크게 떨어졌다고 밝혔다. 서비스 지수가 성장 분기점인 50 아래로 떨어진 것은 지난해 1월 이후 처음이다. 전문가들은 3월의 지수가 52 정도일 것으로 예상했다. ISM이 지난 1일 발표한 제조 부문의 구매관리지수도 3월에 46.2로 전달에 비해 4.3포인트 급락하면서 역시 분기점인 50 밑으로 주저 앉았다. 제조업 지수는 지난 2001년 11월 이후 가장 낮은 수준이다. 나로프 이코노믹 어드바이저스의 조엘 나로프 사장은 전쟁 쇼크가 그간의 고유가 및 주가 하락으로 타격받은 경제에 또다른 부담을 주고 있다면서 소비와 기업의 투자.고용을 촉진시키기 위해서는 "현재로선 조기 종전 외에 달리 기대할 것이 없다"고 말했다. (워싱턴=연합뉴스) jksun@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