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경제가 이라크전의 여파로 다시 침체에 빠지지 않도록 하기 위해 백악관이 수시 `전략회의'를 갖는 등 긴장의 고삐를 늦추지 않고 있다. 백악관은 이라크전 개전과 함께 행정부 고위 정책당국자들로 구성한 "워치(watch) 그룹"을 통해 국제금융시장과 석유시장 및 미 경제의 흐름을 시시각각 점검중이다. 스티븐 프리드먼 백악관 경제자문위원장이 주재하는 "워치 그룹" 일일 전략회의에는 앨런 그린스펀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의장도 참석하고 있다. 백악관은 아울러 전국 각지에 장관들을 보내 부시 대통령이 제시한 포괄적인 경제부양안의 당위성을 적극 홍보하고 있다. 이러한 노력에도 불구하고 미 상원은 지난주 이 경제부양안의 감세규모를 절반으로 줄였다. 백악관 "전략회의" 멤버인 도널드 에번스 상무장관은 "우리는 현재의 경제상황과 함께 에너지가격 등을 게속 예의주시하고 있다"고 말했다. "전략회의"에는 백악관 경제자문위 실무진이 핵심 경제지표에 관한 최신 데이터를 올리는 "계기판"이 등장한다. 이는 회의참석자들이 경제나 시장여건의 변화기류를 바로바로 파악토록 하기 위한 것이라는 설명이다. 익명을 조건으로 인터뷰에 응한 행정부 고위관리는 "워치 그룹의 의도는 조기경고 신호들을 발견하는 것"이라며 "경제에 이라크의 상황 전개에 따른 경고신호가 켜지는지 살피는 중"이라고 말했다. 부시 행정부의 이같은 노력에도 불구하고 이라크전이 장기화되면 미 경제가 다시 침체의 늪에 빠질 위험이 큰 것으로 애널리스트들은 보고 있다. `이코노미 닷컴'의 수석 연구원 마크 잔디는 "이라크전이 2∼3개월안에 효과적으로 해결되지 않으면 미국 경제는 완연한 침체국면에 접어들 것"이라고 말했다. BMO 파이낸셜 그룹의 수석 `글로벌 경제 전략가' 셰리 쿠퍼는 "신뢰는 추락하고정리해고가 급증하며 항공업 등 곤경에 처한 업종들은 숨을 헐떡거리고 있다"고 설명했다. 백악관 "워치 그룹" 회의에는 에번스 상무장관외에 존 스노 재무,스펜서 에이브러햄 에너지,노먼 미네타 교통장관 등도 참석하며 의제는 항공사 예약 및 세계 석유공급현황 등 다양하다. 그린스펀 FRB 의장은 "워치 그룹" 회의에 열심히 참석하는가 하면 스노 재무장관과도 주례 조찬을 갖고 있다. 지난주에는 부시 대통령과 별도로 만나 경제현안을논의했다. 경제전문가들은 행정부가 전쟁중 수집하는 경제관련 데이터를 그린스펀이 완벽하게 파악하는 것은 FRB의 정치적 독립성과는 무관하게 중요하다고 지적했다. 상황에 따라서는 FRB가 추가 금리인하를 단행, 신속하게 경기 진작에 나설수도있기 때문이라는 설명이다. (워싱턴 AP=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