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라크전 파병 여부를 둘러싼 민주당내 의견이 심각한 분열상을 빚고 있는 가운데 당 중진들이 잇따라 파병 찬성 입장을 밝히고 나서 기류변화 여부가 주목된다. 지난 28일 국회 전원위원회 소집 의견을 낸 파병반대 의원 71명 가운데 51명이 민주당 의원들이었고, 특히 이 가운데는 신주류와 소장파 의원들이 다수였다. 반면 그동안 파병논란에서 한발짝 물러서있던 정동영(鄭東泳) 의원과 조순형(趙舜衡) 의원이 개인성명을 내 파병 찬성 의사를 밝히는 등 노무현(盧武鉉) 대통령의 측근들로 분류되는 신주류 중진 의원들의 찬성 의견도 속출하고 있다. 대선 당시 공동선대위원장을 지낸 조 의원은 31일 "긴박한 국내외 상황으로 보아 국회는 더 이상 파병동의안 처리를 미룰 수 없다"며 "파병 결정은 우리 정부의 미국과 국제사회에 대한 약속이 되어 있으며 동의안이 처리되지 않았을 경우 대외적 영향과 국가적 손실을 생각하지 않을 수 없다"며 찬성 배경을 설명했다. 그는 또 "집권당 의원으로서 대통령의 파병동의안을 반대하는 것은 소신과 용기있는 행동으로 볼 수 있다"면서도 "그러나 반전 여론속에서 파병안 찬성에도 그에 못지않은 용기가 필요하며 이번 결정에 대해 17대 총선에서 당당하게 유권자와 국민의 평가와 심판에 겸허하게 따를 것"이라고 사뭇 비장감을 보였다. 정 의원도 30일 인터넷 홈페이지를 통해 "파병이 전쟁지지처럼 보이지만 그 속에 평화적 해결의 고뇌가 숨어있음을 이해해 달라"며 파병 불가피론을 피력했다. 정대철(鄭大哲) 대표와 이상수(李相洙) 총장 등 신주류 당 지도부에 이어 중진신주류 의원들의 파병 찬성 의사표명이 잇따르면서 일단 당내 파병반대 확산 분위기에 다소 제동이 걸리는 분위기다. 그러나 이해찬(李海瓚) 신기남(辛基南) 천정배(千正培) 이재정(李在禎) 의원 등은 파병에 반대하고 있고, 소장파인 송영길(宋永吉) 임종석(任鍾晳) 오영식(吳泳食)의원 등은 강경 반대다. 당내 일각에서 "신주류라면 대통령과 함께 국정운영의 책임을 져야 하는 것 아니냐"며 비난 목소리가 제기되고 있는데 대해 파병반대 신주류 의원들은 "당정 분리하에서 정부의 동의안을 여당이라고 무조건 따를 수 없다" "노 대통령도 파병 반대의견에 심정적으로 동조하고 있다"는 말로 반박하고 있다. 정 대표 등 민주당 지도부는 노 대통령의 2일 국회 연설과 동의안 표결을 앞두고 이들에 대한 설득작업에 열을 올리고 있지만 `소신'이 뚜렷한 다른 사안을 놓고 한나라당이 요구하는 `당론 결집'은 사실상 어려울 것이라는 관측이 많다. (서울=연합뉴스) 김현재기자 kn0209@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