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력2006.04.03 12:28
수정2006.04.03 12:30
재테크 기상도에 이상흐름이 이어지고 있다.
이른바 '2저(低) 1고(高)'의 상태가 유지되고 있는 것이다.
'2저(低)'란 금리와 주가가 낮다는 말이고, '1고(高)'는 높은 부동산 가격을 뜻한다.
작년부터 형성되기 시작한 이같은 이상기류가 걷힐 줄 모르면서 투자자들의 고민은 더욱 커지고 있다.
여유자금을 은행에 넣어두자니 이자가 '쥐꼬리'에 불과해 성에 차지 않는다.
주식시장에 돈을 투자하자니 전쟁과 불황으로 주가하락이 겁난다.
부동산시장 역시 최근 1~2년새 가격이 급등한 상태에서 '막차'를 타는 것 아닌가 하는 걱정이 앞선다.
전문가들은 지금이 재테크 전략을 전면 재검토할 시기라고 입을 모은다.
투자자 자신이 어떤 투자성향인지를 냉철히 파악해 적절한 투자수단을 정해야 할 때라는 얘기다.
증권분야 전문가들은 "여유자금은 있지만 은행 금리에는 만족하지 못하는 투자자들이 이제 장기적 관점에서 주식투자를 적극 고려해 볼 때"라고 추천한다.
오이겐 뢰플러 하나알리안츠투신 사장은 "역사적으로 주식투자 수익률이 채권수익률이나 은행 금리보다 높았으며 특히 주가가 낮은 상태에서 주식투자를 시작할 경우 그 수익률은 비교하기 힘들 정도"라고 강조했다.
목표수익률을 낮춰 잡자 ='대박'이란 허황된 꿈을 버릴 경우 주식투자가 훨씬 용이해진다.
'6개월 정도 굴려서 두배로 만들어 보자'는 식의 접근은 주식투자가 아니라 사실상 도박에 가깝다.
피터 린치 같은 대가들도 주식투자 목표수익률을 '채권수익률+α'가 적정하다고 권한다.
현재 채권수익률이나 은행금리는 연 5%에도 미치지 못한다.
1억원을 1년동안 은행 정기예금에 넣어 두었을 경우 세금을 제하고 손에 쥐는 이자는 4백만원 남짓이다.
그렇다면 주식투자 역시 1억원을 1년 투자했을때의 기대수익금을 '4백만원+α'로 잡는 것이 좋다.
워런 버핏은 주식투자에 있어 욕심을 버림으로써 세계 최고갑부 대열에 올라선 경우다.
그의 투자철학은 단 두가지다.
첫번째는 돈을 잃지 않는다는 것이며 두번째는 첫번째 좌우명을 지킨다는 것이다.
밀짚모자는 겨울에 사자 =전문가들은 현재 종합주가지수가 놓여 있는 500대는 역사적으로 저점일 가능성이 높다고 진단하고 있다.
우선 1990년 이후 장기 주가추이를 봤을때 500선을 밑돈 것은 IMF로부터 구제금융을 받았던 1997년 하반기~1998년 중반기에 불과하다.
이를 제외하곤 500선은 탄탄한 마지노선 역할을 해 냈다.
대신경제연구소는 현재 증시 변수를 종합 점검한 결과 500선이 붕괴될 가능성은 매우 낮다고 진단하고 있다.
이미 이라크전쟁, 북한핵문제, 경기부진, SK그룹 문제, 카드채 문제 등 거의 모든 악재들이 주가에 반영돼 있다고 판단하고 있다.
LG투자증권 삼성증권 대우증권 등 주요증권사 리서치센터도 500선이 붕괴될 수도 있지만 그 기간은 일시에 그칠 것이라고 보고 있다.
대부분의 증권사들은 올 연말께 종합주가지수가 800선을 넘어설 것이라고 관측하고 있다.
'유럽의 워런 버핏'으로 불리는 앙드레 코스톨라니는 "밀 가격이 떨어질때 밀을 갖고 있지 않은 사람은 밀 가격이 올라갈 때도 밀이 갖고 있지 않는"는 격언을 남겼다.
주가가 떨어져 일시적인 손해를 보더라도 리스크를 감당하지 않을 경우 수익을 내지 못한다는 말이다.
장기투자를 준비하자 =우량주에 장기투자했을때 얻을 수 있는 수익은 다른 어떤 재테크 수단보다도 높다.
대표적인 경우가 SK텔레콤이다.
이 회사는 1990년대초 2천원대(액면가 5백원 기준)였다.
13년이 흐른 지금 SK텔레콤의 주가는 15만원을 웃돈다.
그나마 최근 증시상황 악화로 폭락한 주가가 그렇다.
이때 1천만원 어치 SK텔레콤 주식을 산 투자자는 현재 가치가 7억원이 넘는다.
SK텔레콤이 배당을 적게 한다고 불만이 높지만 1990년대 초에 매입한 투자자는 원금의 50%가 넘는 돈을 올해 배당으로 받았다.
하상주 대우증권 이사는 장기투자에 적합한 종목으로 수년간에 걸쳐 주당 순이익(EPS)이 꾸준히 증가하는 기업 주가수익비율(PER) 주가순자산비율(PBR) 등 각종 주가지표가 낮은 기업 자기자본수익률(ROE) 등이 높아 자본운용이 효율적인 기업 경기변화에 크게 흔들리지 않는 기업 등을 꼽았다.
한국의 대표 우량기업인 삼성전자 포스코 KT 국민은행 LG전자 등은 현재 PER가 7배에도 미치지 못한다.
기업이 벌어들인 이익에 대비한 주가수준이 사상 최저라는 것이 전문가들의 일치된 견해다.
고배당주 역시 장기투자 유망기업이다.
도시가스업체들의 경우 최근 주가가 크게 떨어져 기대 배당수익률이 연 10%를 넘는 기업들이 적지 않다.
LG생활건강 우선주도 10%에 육박하며 코스닥기업인 로지트코퍼레이션이나 링네트 등도 은행 금리의 두배 가까운 배당금이 기대된다.
박준동 기자 jdpower@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