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라크전선은 여전히 바그다드 외곽에 머물러 있으나, 전후 복구사업을 따내기 위한 세계 기업들간 물밑경쟁은 벌써부터 치열하다. 유전개발 및 도로.항만 복구, 통신시설 확충 등 다양한 분야에서 지난 91년 걸프전때와 비슷한 1천억달러 규모의 복구사업이 기다리고 있기 때문이다. CNN방송과 블룸버그통신은 26일 미국 유전개발업체인 핼리버튼이 4억8천9백만달러 규모의 유정진화 및 유전설비 긴급보수 계약을 획득한 것을 계기로 세계 각국 기업들의 복구사업 수주전이 본격화 됐다고 보도했다. 현재 핼리버튼 외에도 엑슨모빌 슐렘버거 코노코필립스 등 미국 유전개발업체들과 프랑스의 토탈피나 등 유럽기업들은 전후 유전개발 및 복구사업에 큰 기대를 걸고 있다. WGI 플로어 벡텔 P&O포트 등 미국과 영국의 건설 및 엔지니어링 업체들은 도로와 항만 교량 등 인프라 및 건물복구 사업권을 따내기 위해 워싱턴을 상대로 로비전에 나선 것으로 알려졌다. 이밖에 GM 등 자동차업체와 캐터필러 등 건설장비회사, AT&T 브리티시텔레콤 등 통신업체들도 복구사업 진출 채비를 갖추고 있다. 국내 건설 정보통신 무역업체들도 전후 복구 사업에 참여하기 위해 정보 수집에 나서는 등 발빠르게 대응하고 있다. 건설업계는 전기 통신 도로 건설과 공공건물 개보수, 유전복구 및 정유시설공사 등 재건 사업에 미국의 주요 건설회사와 공동 참여하는 방안을 모색하고 있다. 정보통신 업체들은 전쟁이 끝나면 이라크내 통신망 재구축으로 인한 특수가 있을 것으로 보고 루슨트테크놀러지 등 미국 통신장비업체들의 움직임을 예의주시하고 있다. 종합상사 등 무역업체들도 복구사업에 참여할 중소기업들을 물색하는 등 전쟁 특수에 대비하고 있다. 이정훈 기자 leehoo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