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격 이틀째인 21일 미국과 영국을 주축으로한 연합군은 예상보다 하루 빨리 지상군을 투입, 이라크 남부 바스라와 북부 자호 등 전략 목표지역을 순조롭게 장악해 나갔다. 이라크군은 바그다드 수성에 주력한 듯 여타 지역에서는 저항이 미미했으며, 이 과정에서 수백명이 투항했다. 선발대 수만명은 진격 12시간만에 이라크 영내 1백50㎞ 지점까지 접근했으며, 3~4일 후면 바그다드 진임이 가능할 것이라는 게 영국군측의 분석이다. 연합군이 1차 목표물만을 겨냥한 '제한적' 공습 이후 불과 하루만에 지상전에 나선 것은 대규모 공중폭격으로 발생할 민간인 피해를 최소화해 세계적 반전 여론을 무마하려는 의도로 보인다. 전선이 확대되면서 전투 중 연합군측 첫 사망자가 나오고 이라크 남부 바스라 유전지대의 유정 30여곳이 화염에 휩싸이는 등 전쟁 피해도 커지고 있다. 연합군은 유정에서 잇따라 화염이 치솟자 영국 특수부대를 바스라 인근 알포 반도에 긴급 투입했다. ◆전선, 이라크 전역으로 확대 이날 새벽 2시 탱크를 앞세우고 진격을 개시한 미 육군 제3보병사단과 제1해병원정 대원 1천여명은 22시간만에 남부 접경지역인 움파라스 마을을 장악했다. 지상군 중 첫 투입된 제3보병사단의 버포드 블라운트 사단장은 "이번 공격이 지상전의 첫 신호로 조만간 이라크와 쿠웨이트 접경지역 전체로 전선이 확대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라크 북부 키르쿠크와 모술 인근지역에서도 오후 들어 미사일 공격과 공습이 시작됐다. 북부 자호 지역은 미 육군의 지휘를 받는 터키 탱크부대들이 진입하기 시작했다고 아랍에미리트연합(UAE) 아부다비 TV가 보도했다. 미군 전투기들은 지상군 투입과 함께 새벽 3시께부터 이라크 바그다드의 사담 후세인 대통령궁 등 목표물을 향해 대규모 공습을 감행했다. 폭격은 바그다드에서 공습 사이렌이 울린 직후 단행됐으며 이라크군의 대공화기들도 즉각 응전 사격을 했다. 또 바스라 인근 상공에서는 대형 폭발과 섬광이 목격됐으며 호주 abc방송은 핵폭탄에 버금가는 위력을 지닌 초대형 폭탄인 '공중폭발대형폭탄(MOAB)'으로 추정된다고 분석했다. ◆전쟁피해 본격화 미군 해병대원 한 명이 이날 이라크 남부 지상공격에 투입돼 이동하던 중 사망,연합군측 첫 희생자가 됐다. 이에 앞서 미 제1해병대 원정군 소속 수송 헬기 1대가 쿠웨이트 국경 지역에서 사고로 추락,탑승하고 있던중미·영국군 12명이 사망했다. 이라크측 피해도 늘고 있다. 미군 특수부대가 이라크 남부 알포 반도의 주요 산유시설을 점령하는 과정에서 이라크인 6명이 죽고 16명이 포로로 잡혔다. 공격 첫날 바그다드 공습 때는 이라크인 한명이 숨지고 14명이 부상했다고 국제적십자위원회(ICRC)가 전했다. 이라크군은 남부 지역에서 최대 30여개 유정에 고의로 불을 지른 것으로 추정된다고 제프 훈 영국 국방장관이 전했다. 미국 NBC방송과 아랍계 위성TV 알 아라비야 등은 50억배럴 이상의 원유가 매장된 것으로 추산되는 루메일라 지역의 유정들이 불타고 있다며 이로 인해 지난 91년 걸프전 당시의 환경 재앙이 재연될까 우려된다고 보도했다. 최인한 ·정대인 기자 janu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