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물시장에서 메모리 반도체 가격이 일주일 연속상승곡선을 타면서 반도체 경기논쟁이 후끈 달아오르고 있다. 11일 업계에 따르면 아시아 현물시장에서 256메가 DDR(더블데이트레이트) D램은연초 6달러에서 지난달말 2.86달러까지 하락한뒤 상승세로 전환, 최근 3달러 중반대를 회복했다. 업계는 이같은 가격회복이 지나친 가격 하락으로 제조업체들이 물량을 조절한데다 봄철 신학기 수요가 회복조짐을 보였기 때문으로 풀이하면서 이달말 인텔 스프링데일칩셋이 출시되면 수요증가가 두드러질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그러나 일각에서는 이라크전쟁의 발발과 PC경기의 회복 지연 등을 내세워 최근가격상승이 제한적일 가능성이 높다고 보고 올 연말께나 본격적인 상승징후가 나타날 수 있다는 신중론도 제기되고 있다. ▲DDR 가격 2주사이 30% 상승= 지난해 11월초 9달러에 육박하던 256메가 DDR D램의 현물가격은 생산업체들이 경쟁적으로 출하량을 늘리면서 두달새 6달러대까지하락했다. 이어 1월말에는 5달러이 붕괴됐고 지난달 18일 3달러선마저 속절없이 무너진뒤26일 2.86달러까지 사상 최저치 행진을 이어갔다. 삼성전자[05930]와 하이닉스[00660]는 이때문에 델, IBM 등 대형거래선과의 고정거래가 협상에서 올초 5.5-6달러였던 공급가격을 지난달말 3.65-4.25달러로 인하,수익성 악화를 감수해야 했다. 그러나 현물가격은 일주일 가량 보합세를 보이다 지난 5일 3달러선을 회복했으며 이후 꾸준히 상승, 10일 현재 3.40달러에 이르렀다. 전자상거래를 통해 메모리반도체 거래를 중개하는 D램 익스체인지에 따르면 현재 256메가 DDR(32Mx8 266㎒) D램 평균가격은 3.40달러, 256메가 DDR(32Mx8 333㎒)D램 가격은 평균가 3.29달러로 올라섰다. 반면 DDR과 가격 역조현상을 보이면서 격차가 1달러까지 벌어졌던 SD램은 256메가(32Mx8 133㎒) 제품 가격이 평균가 3.62달러까지 떨어져 대조를 보였다. ▲반도체경기 회복 기대= 업계는 DDR 가격의 상승을 기술적 반등과 신학기 수요때문으로 풀이한다. 작년말까지 델, IBM 등 대형 업체를 중심으로 한 PC제조업체들의 수요가 가격메리트가 높은 DDR쪽으로 옮겨가고 있는데다 미국과 일본, 유럽, 중국 등 주요 시장에서 신학기를 맞아 PC수요가 점차 살아나고 있다는 분석이다. 또 인텔이 이달말 DDR 266보다 속도가 빠른 DDR 400 탑재 `스프링데일 칩셋'을본격적으로 내놓으면 기업들의 PC교체 수요와 맞물려 반도체 경기가 활황국면에 접어들 가능성도 있다. 이라크 전쟁이 불안요인으로 남아있지만 단기전으로 끝날 경우 오히려 세계경제에 대한 기대감이 높아져 시장회복 속도가 빨라질 수도 있다는 전망이다. 실제로 지난 91년 걸프전 당시 반도체 가격은 종전과 함께 대세 상승국면을 시작했다. ▲`신중론'도 만만치 않아= 그러나 이같은 기대감을 `지나친 낙관론'으로 보는신중론도 만만치 않다. 이번 반도체 가격 상승이 낙폭 과대에 따른 기술적 반등일뿐 장기적으로 가격상승기조를 이어가기는 어렵다는 것이다. 세계적인 IT경기의 회복이 예상보다 더디게 진행되고 있고 자칫 미국 중심의 이라크전쟁이 선진국에 대한 아랍권의 보복 등으로 악화될 경우 세계정세는 걷잡을 수없는 혼돈에 빠질 수 있다는게 그 이유다. 또 경기침체에 대비, 각 기업들이 경비절감 등을 이유로 PC교체를 늦추는 등 보수적인 경영쪽으로 가닥을 잡고 있어 잘해야 올 연말께나 반도체 경기가 회복국면에접어들 것이란 전망도 나오고 있다. 우리증권 최석포 수석연구위원은 "주변 여건을 보면 최근 반도체 가격 상승은기술적 반등의 요인이 높다"면서 "시장 상황이 전체적으로 슬로우 다운(Slow Down)국면이기 때문에 곧 하락세로 반전할 것"으로 예측했다. (서울=연합뉴스) 유경수기자 yks@yonhap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