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지 W.부시 미국 대통령이 6일 이라크에 최후통첩을 보낸 가운데 미군이 이라크 주변 걸프지역에 24만여명의 대규모 병력을 배치하고 실전훈련과 함께 공격준비를 최종 점검하는 등 사실상 개전을 위한 정지작업을 완료했다. 이로써 걸프지역의 미.영국군 등의 동맹국 병력규모는 모두 30만명으로 크게 늘어나 이라크전 수행을 위한 전력을 모두 갖추게 됐다. 특히 미군은 개전에 앞서 실전을 방불케하는 훈련으로 공격준비 상황을 최종 점검하고, 이라크 비행금지구역에 대한 전투기 출격횟수를 `전례없는 수준'으로 늘리는 등 이라크 주변상황이 긴박하게 돌아가고 있다. ◇터키,이라크접경 병력증강..미군장비 하역개시 = 터키의회의 미군주둔 허용안재상정이 임박한 가운데 미국과 터키는 7일 터키-이라크 접경 지역에 병력과 장비를증강하는 등 이라크 공격 준비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터키 NTV는 지난 6일 항구도시 이스켄데룬에서 군용 트럭과 구급차, 가교부품등 미군의 병력과 장비가 하역됐다고 보도했다. 이날 하역을 마친 미군 장비를 실은 트레일러 수십대는 터키 남서부 마르딘으로향했다. 마르딘은 터키 의회의 미군 주둔 허용이 결정되면 미군 병참기지 본부가 들어설 장소로 알려져 있다. 터키는 이와 함께 7일 이라크 접경 지대에 병력과 장비를 대폭 증강하기 시작했다. NTV는 군용 차량 500여대와 병력 1천여명 등 터키 군 병력이 이라크 북부진입로에서 불과 몇km 떨어진 실로피로 향했다고 전했다. 아나톨리아 통신은 이라크 위기가 불거진 이래 이날 이동한 터키 병력이 가장 큰 규모라고 전했다. 마크 그로스먼 미국 국무차관은 그러나 이날 터키 CNN과의 회견에서 "이라크 북부로의 터키군의 일방적인 이동에 반대한다"고 밝혔다. 터키는 전쟁이 발발할 경우 난민의 무분별한 유입을 막고 이라크 북부의 쿠르드족을 통제하기 위해 이라크 접경 지역에 완충 지역을 설치하려 하고 있으나 미국은터키가 협의를 거치지 않고 독자적인 군사 행동을 하는 것에 반대하고 있다. ◇쿠웨이트 주둔 미군, 작전준비 돌입= 미 육군의 정예부대인 제 101공수여단이사용할 260여대의 헬리콥터와 각종 차량부품 5천800개가 7일 쿠웨이트 현지에 도착하는 등 이라크 공격을 위한 미군의 움직임이 발빠르게 전개되고 있다. 제101 공수여단 병력 2만여명은 거의 쿠웨이트 배치가 완료된 상태지만 장비 조달에 다소 차질이 빚어지는 바람에 그동안 대규모 훈련은 실시되지 않았었다. 제101 공수여단의 공보장교인 휴 케이트 소령은 이들 장비를 실은 첫 선적이 7일 도착했으며 나머지 장비는 다음주까지 도착이 완료돼 쿠웨이트내 5개 미군 기지로 옮겨질 예정이라고 전했다. 또 실전을 방불케하는 전면적인 훈련은 10일부터 시작된다고 케이트 소령은 덧붙였다. 미 육군 제3보병사단을 지휘하는 버포드 블런트 소장도 이날 아프가니스탄 전쟁을 통해 얻은 경험과 걸프전 이후 새로 갖춰진 장비 등을 바탕으로 사막에서의 전투력이 크게 강화됐다며 이라크전에 자신감을 내보였다. 그는 또 쿠웨이트에서 지난 몇 개월간 실시한 훈련으로 모든 부대원이 생화학전이나 시가전 등 어떤 형태의 전쟁에서도 승리할 자신이 있다고 강조했다. ◇이라크 상공,美공군 출격급증= 이라크 주변에는 현재 600~700대의 미 전투기들이 배치돼 있으며 이라크 군이 정확한 공격 개시시점을 혼동하도록 하루 수백차례씩의 초계비행을 실시하고 있다고 미 국방부 관리들이 7일 밝혔다. 이들은 지난주 출격 횟수가 900회를 넘는 날도 있었지만 미군의 전투기 출격 양상을 예상할 수 없도록 그 횟수를 매일 다르게 조정하고 있다고 전했다. 전투기들중 250대는 걸프 지역과 지중해에 배치된 5대의 미 항공모함에서 출격하며 나머지는 이라크 주변국들에 위치한 지상 기지에서 발진한다고 이들은 덧붙였다. 한편 블런트 제3보병사단장은 이날 이슬람 사원이라도 이라크 군의 공격 장소로이용되는 등 전쟁 수행에 필요하다고 간주되면 '적절한 무력'으로 대응할 방침이라고 전했다. 그는 이라크내의 학교와 이슬람사원의 위치를 파악해 이를 보호 구역으로 지정하겠지만 이라크군이 이슬람 사원 주위에 진지를 마련하고 미군을 공격해오면 아군의 안전을 위해 이에 대처하는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앙카라.쿠웨이트시티 AP.AFP=연합뉴스) eyebrow76@yna.co.kr